전국 집값 상승률 최고 도시 세종, 매매 평균 4~5억 하락폭 확대
1년 6개월째 아파트값 하락세 지속
거품 꺼지는 세종시 부동산 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전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세종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때 9억원을 호가하던 아파트 가격은 4억대로 곤두박질쳤다. 이를 두고 가격 바닥에 왔다는 주장과 아직 저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의 비누거품 넘어로 세종시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펼쳐져 있다./세종=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세종=임영무 기자] "9억 부르던 매물이 4억까지 빠졌어요... 2020년(거래가격)으로 돌아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가 푸념했다.
연일 이어지는 한파로 떨어지는 온도계 수은주처럼 세종시 부동산 수은주가 '금리인상'이라는 한파로 영하권에 들어섰다.
2020년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 부동산 가격이 지난 2021년 7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 지역은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다양한 호재들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세종시 해밀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 모 대표는 "국민평수인 25평이 7억을 호가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4억대다. 거품은 모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젠 세종은 바닥이다. 더 이상 하락은 분양가로 인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가격 저점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고운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차 모 대표도 매수 타이밍을 언급하며 "지금이 딱 2020년 가격이다. 급매물은 나오는데로 빠지고 있다. 이게 빠지면 소폭 상승할 것이다"라며 "실수요자들에게는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싶다. 잠깐의 안정기를 거쳐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 반대로 집값이 더 내겨갈 것이라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진동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종 집값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규제지역 해제로 인해 부동산 수요가 수도권지역으로 옮겨지면서 세종의 투자 수요가 감소 되고 자연스럽게 집값 하락이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세종에서 만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국 상승률 1위를 한 세종의 집값 상승의 원인을 투기세력의 영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2020년 이전 투기세력들은 인근인 대전에 비해 저렴한 세종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이는 결국 호가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마음 급해진 실수요자들이 구매 행렬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은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투기세력들이 부동산 상승기에 차익 실현 후 손을 털었고 영끌해서 집을 장만한 실수요자들만이 최근 벌어지는 집값 하락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금리 여파로 인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작년 아파트 매매가격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가장 큰 원인이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발행한 국토연구원 '주택시장과 통화(금융)정책의 영향 관계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금리와 주택가격의 역 관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최대 40% 정도 주택가격 변동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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