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TF사진관]
입력: 2022.08.17 14:03 / 수정: 2022.08.17 15:52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앞두고 미소짓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앞두고 미소짓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시청하고 있다. /윤웅 기자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시청하고 있다. /윤웅 기자

[더팩트|이선화 기자]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제20대 대통령이 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로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지난 5월 10일 국회 앞 잔디마당에서 취임식을 가진 윤 대통령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바람을 안고 새출발을 알렸다.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자유",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했다.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그 약속의 첫걸음으로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고 청와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권력의 중심이었던 청와대는 취임식 당일부터 전면 개방됐다.

청와대 개방을 두고 '졸속 이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 구성부터 집무를 시작하는 첫날까지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집무실 이전을 강행했다. 국가 컨트롤타워가 이전하는 문제에 있어 준비가 필요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취임식 당일 청와대 개방'을 강행했고 안보나 국가위기관리 부재 우려를 불러오기도 했다.

처음 계획했던 광화문 청사 이전이 불가능해지자 용산 국방부 청사를 새로운 집무실 이전 장소로 선택하면서 그 우려가 한층 더해졌다. 결국 졸속 이전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윤 대통령은 집권 초반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

용산시대를 연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서부터 집무실까지 출퇴근을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로는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일명 도어스테핑의 상시화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부터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짧게는 몇 초부터 길게는 5분 넘게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도어스테핑은 지금까지 총 36회 이뤄졌고 151개의 질문을 받았다.

기자도 국민이라 했던 윤 대통령은 '국민과 가까이'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 취임 첫 주말에는 김건희 여사와 자택 인근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후 한옥마을을 산책하며 시민들과 셀카를 찍는 등 민심 행보를 이어갔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주말이 과거처럼 국민과 떨어져 있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다름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의 국회 첫 시정연설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손실보상'이었다.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코로나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빠른 시일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2022년 2차 추경안은 59조 규모로 정부에서 의결돼 국회로 넘어왔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후 약 2주 만에 기존보다 2조 6000억 원 오른 62조 규모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정부 출범 열흘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다음날인 21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렸고, 만찬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만찬에서는 부인 김건희 여사의 내조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다자외교 데뷔전을 치렀다. 나토 순방 당시에는 비공식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세 나라 정상이 만난 것은 2017년 9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취임 100일 동안 보여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하락의 큰 원인 중 하나는 인사 논란이다.

특히 장관 후보자 중 일부가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거나 친분이 가까운 인사였고, 검찰 출신과 일명 '서육남(서울대, 60대 남성)' 문제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윤 당선인의 검찰 최측근이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 함께 일한 동료다. 특히 40년 지기 친구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특혜 의혹 등 문제로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첫 내각 후보자 발표 당시 서울대 출신은 9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윤 대통령인 친분이 있어도 능력만 있으면 기용한다는 기조를 밝혔지만 공정성에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사 논란은 대통령실에서도 이어졌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성 비위 논란에 휩싸였고,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당시 수행한 대통령실 직원 2명이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 직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30대 중반의 황 씨는 윤 대통령의 오랜 친구의 아들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친족인 최 모 씨는 대통령실 부속실 산하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돼 일하고 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고성·욕설 시위를 해온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 안수경이 윤 정부 대통령실 7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 아들 우 모 씨가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가 추천했다. 행정요원 9급 가지고 무슨"이라고 발언해 청년들의 비난을 샀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며 비꼬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대립 관계가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본회의에 참석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과의 문자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는 문자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이 대표는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지역을 돌며 민심투어 중이었던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갈라선 결정적 계기로 이 사건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체리따봉(이모티콘) 못 받아봤다.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며 "(이런 문자를 보내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바라던 많은 국민이 표를 던지며 상상한 대통령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최근 이어진 폭우 대처 상황과 관련해 정부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다.

지하철이 물에 잠겨 퇴근하지 못한 직장인들, 지하에 물이 들어차 목숨을 잃은 발달장애인 가족, 빗물로 초토화된 시장, 시내 한가운데 고립돼 차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있었을 때도, 윤 대통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이 돼서야 노란 점퍼를 입고 긴급상황점검회의에 모습을 보였다. "퇴근하면서 보니까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되더라" 발달장애인 가족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현장에서 윤 대통령은 이같이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침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퇴근을 멈추고 집무실로 돌아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17일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지지율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 "지지율 자체보다 여론 조사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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