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채소들' 최근 정보통신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지능화된 농장을 의미하는 '스마트팜'이 늘어가는 가운데 13일 지하철 7호선 상도역 내 위치한 '메트로팜'의 한 직원이 직접 재배한 채소를 들어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서울교통공사, 지하철역 유휴공간 활용 '메트로팜' 운영...전천후 스마트팜 시대 연다
[더팩트ㅣ임세준 기자] "요즘 파테크 시작했어요."
지난 겨울에 발생한 북극발 한파로 생육 부진과 냉해 피해로 대파 가격이 폭등하자, 대파를 직접 집에서 키워 먹겠다는 파테크(파+재테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의 농업은 기존 농지를 이용해 봄에 파종하여 여름내 키워 가을에 수확하는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태풍이나 갑작스런 냉해를 겪으면 한순간에 작물들이 죽어버려 한해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노지재배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작물을 재배를 통해 수확량과 소득의 증대를 노리는 '스마트팜' 농업이 국내에서도 늘고 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지능화된 농장을 의미한다. 또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온도나 습도 이산화탄소 등을 분석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연동된 제어시스템이 작물 성장에 가장 적합한 환경으로 유지해주는 등 생산의 효율성과 재배품질 향상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평택 팜에이트 본사 전경. 외관은 일반 공장과 다르지 않다. |
팜에이트 내부 전경 모습. 이처럼 내부에는 거대한 식물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
국내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팜에이트'를 찾아 스마트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스마트팜은 외관상 일반 공장처럼 보였으나 내부 시설은 거대한 식물재배 공장의 모습이다. 팜에이트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팜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인한 수확량의 데이터화 및 기간단축과 재배면적의 극대화를 통한 재배량 향상"이라고 설명했다.
식물들은 일반 밭처럼 2차원 평면의 면적이 아닌 7단 캐비닛 형태의 재배공간에 차곡차곡 쌓여 재배되며 또 태양광이 아닌 LED 광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라게 된다. 식물재배 전용 LED는 식물 광합성에 최적화되어 있는 적색과 청색 파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흙이 아닌 비료 성분이 녹아있는 양액을 통해 재배되는 수경재배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다.
안정적인 LED광원을 통해 싹을 틔우는 식물들. |
식물 생장에 최적화된 LED광원을 통해 태양광을 이용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광합성 작용이 가능하다. |
스마트팜의 작물 재배 순서는 4가지로 나뉜다. △씨앗을 심는 파종 △파종된 씨앗이 발아하는 과정까지의 육묘 △발아한 씨앗을 옮겨심어 키우는 정식 △정식을 통해 다 자란 작물을 재배하는 수확이다.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되는 작물은 대략 40일이 지나면 수확을 하게 되는데, 이런 재배 속도는 기존 노지에서 작물이 자라서 수확에 걸리는 기간이 70여 일에 비해 거의 절반이다. 또한 실내 농업은 날씨라는 불확실성 요소가 사라져 체계화된 재배 및 수확량의 데이터화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시세에 맞춰 재배량을 조절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팜에이트 측은 현재 50여 종의 식물을 실험하고 있으며, 재배 중인 작물은 버터헤드레터스, 스탠포드, 프릴아이스, 이자벨 등 대개 식용 샐러드에 이용되는 엽채류를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재배된 작물들은 대형마트와 소매점을 통해 유통되고, 또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을 통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공급되고 있다.
모종을 옮기는 '이식' 작업 중인 직원들. 일정기간 자라면 간격을 재조정하기 위해 옮겨심는 이식 작업을 한다. |
푸릇푸릇하게 자라는 채소들. |
흙이 아닌 '양액'을 통해 수경재배 중인 채소들. |
자리 재배치 과정인 '이식'을 마친 채소들. |
빼곡하게 자라는 채소들. 이처럼 스마트팜은 좁은 면적에도 생산을 극대화 할 수 있다. |
한국은 국토가 좁아 기업형 대규모 농업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농업 선진국에 비해 식량자급률이 낮다. 그러나 첨단 재배기술을 통해 일반적인 농업이 불가능한 장소에서도 손쉽게 작물 재배가 가능해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팜에이트 자회사 플랜티팜과 함께 서울 시내 지하철역 중 상도역과 충정로역, 을지로3가, 천왕역, 답십리, 남부터미널, 신당역 등에 유휴공간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는 메트로팜을 설치했으며, 또 용산전자상가 중 나진전자월드상가의 1층 유휴공간에 스마트팜을 설치해 도심 속 유휴공간 활용을 통한 식물재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 내에 위치한 메트로팜. |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도역 내에 위치한 메트로팜. |
지하철 이용객들이 스마트팜을 구경하고 있다. |
상권의 쇠락으로 인해 점차 유휴공간이 많아지는 용산전자상가. |
용산전자상가 내 유휴공간도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
'미래 한국 농업의 앞날은?' 스마트팜은 안정적인 재배환경을 구축해 계절적 불안요소를 해소하고 면적 대비 생산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농업이 점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농사는 흔히 우스갯소리로 '도박의 확률'이라 이야기한다. 서양권 농부들 사이에서는 "도박을 하려면 카지노로 가지 말고 밭으로 가서 농사를 지어라"라는 농담이 있다. 이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변수가 많고 미래를 예측하며 농사를 짓는 행위가 무의미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농업이 스마트팜을 통해 기업화된 농업을 통해 불확실성 해소와 소득 증대를 이루고, 또 도심 속 유휴공간을 활용해 손쉽게 텃밭을 가꾸기를 통해 미래 농업이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잡길 기원해본다.
limsejun0423@tf.co.kr
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