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모자란 '태극기 사랑'. 코로나도 꺾을 수 없다 [포토기획]
입력: 2021.03.01 00:00 / 수정: 2021.03.01 00:00
3.1절을 엿새 앞둔 지난달 23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태극기 제작업체 완창국기사에서 이 회사 양동열 대표의 부인 박영숙 씨가 작업을 하고 있다. /남양주=남용희 기자
3.1절을 엿새 앞둔 지난달 23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태극기 제작업체 '완창국기사'에서 이 회사 양동열 대표의 부인 박영숙 씨가 작업을 하고 있다. /남양주=남용희 기자

[더팩트ㅣ남양주=남용희 기자] 조금 멀게는 일제강점기 하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흔들었던 태극기부터, 가깝게는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을 위해 흔들었던 태극기까지 우리의 역사엔 항상 태극기가 있었다.

국기는 대외적으로 국가의 얼굴이고, 대내적으로는 민족의 정신이다. 우리가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행동은 국경일 및 기념일에 경건한 마음으로 태극기를 다는 것이지만, 최근엔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이런 이유로 '국경일 특수'를 누렸던 태극기 판매상들은 울상을 짓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겹쳐 창고엔 재고만 쌓여가고 있다.

3.1절을 엿새 앞두고 찾아간 태극기 제작 창고 완창국기사. 이날 창고에는 태극기가 박스채로 가득 쌓여있었다.
3.1절을 엿새 앞두고 찾아간 태극기 제작 창고 '완창국기사'. 이날 창고에는 태극기가 박스채로 가득 쌓여있었다.

평소라면 이 시기엔 밀려드는 주문에 엄청 바쁠 때죠라고 말하는 양동열 대표.
"평소라면 이 시기엔 밀려드는 주문에 엄청 바쁠 때죠"라고 말하는 양동열 대표.

창고안에 가득 쌓인 태극기.
창고안에 가득 쌓인 태극기.

태극기를 부착하는 태극기 깃대도 준비 완료.
태극기를 부착하는 '태극기 깃대'도 준비 완료.

취재진이 얼마나 오래 태극기를 만들었는지 묻자, "2002년 월드컵 전부터 시작했으니까 태극기 만든 지 20년이 넘었죠. 태극기는 국경일, 체육대회, 졸업식 이런 특별한 날 많이 나갔는데 요새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가 없으니 팔리지가 않아요"라고 답한다. 이어 "아는 기업 있으면 소개 좀 시켜줘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 및 연기됐고, 비대면 졸업식 등 온라인 행사가 많아지면서 태극기 수요가 줄어들었다. 또 관공서에서 전입신고를 한다던지 결혼하는 신혼부부에게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지만, 모든 관공서가 이를 시행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이사나 결혼 자체가 줄어들었다.

창고에 있던 깃대를 작업실로 옮겨와 작업을 시작.
창고에 있던 깃대를 작업실로 옮겨와 작업을 시작.

제일 먼저 날카로운 알루미늄 깃대의 끝부분을 다듬고
제일 먼저 날카로운 알루미늄 깃대의 끝부분을 다듬고

헐거움을 조절하는 플라스틱 패킹과
헐거움을 조절하는 플라스틱 패킹과

태극기를 걸 수 있는 고리, 끝부분 고무마개를 끼우며 작업.
태극기를 걸 수 있는 고리, 끝부분 고무마개를 끼우며 작업.

하나하나 고정하는 작업까지 마치면
하나하나 고정하는 작업까지 마치면

우리가 아는 깃대의 모습을 갖춰간다.
우리가 아는 깃대의 모습을 갖춰간다.

깃대를 완벽하게 만들어줄 깃봉을 꽂을 차례.
깃대를 완벽하게 만들어줄 깃봉을 꽂을 차례.

깃봉을 꽂은 뒤 깃대를 끝까지 2~3번 뽑아 헐거움 확인까지 마치면
깃봉을 꽂은 뒤 깃대를 끝까지 2~3번 뽑아 헐거움 확인까지 마치면

비로소 깃대가 완성.
비로소 깃대가 완성.

깃봉 끼우는 작업을 하는 양 대표와 부인 박영숙 씨(왼쪽). 부부는 완성된 깃대에 태극기를 부착한 후, 태극기함에 넣기 쉽게 감는 작업을 함께 한다.
깃봉 끼우는 작업을 하는 양 대표와 부인 박영숙 씨(왼쪽). 부부는 완성된 깃대에 태극기를 부착한 후, 태극기함에 넣기 쉽게 감는 작업을 함께 한다.

빠르게 태극기를 감는 손.
빠르게 태극기를 감는 손.

마지막으로 태극기함에 스티커를 붙이고, 감아놨던 태극기를 넣어주면
마지막으로 태극기함에 스티커를 붙이고, 감아놨던 태극기를 넣어주면

태극기 작업은 끝! 이렇게 수작업으로 하루에 완성하는 태극기는 300~400개 정도다.
태극기 작업은 끝! 이렇게 수작업으로 하루에 완성하는 태극기는 300~400개 정도다.

최근 국경일에 태극기를 잘 걸지 않고 국기 꽂이도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국기 꽂이도 좀 생기고 태극기도 좀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어요!"라며 아내 박영숙 씨가 더 빨리 답을 한다. 이어 사장님은 "예전에는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그냥 태극기를 달아주고 국기 꽂이가 없으면 설치해서 달아주고 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주택에 대리석이 많아 (못을 박아야하는) 국기 꽂이를 달기 힘들고 좋은 뜻으로 달아주려 해도 집주인이 싫어해요"라고 씁씁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까지 태극기를 만들거냐고 묻자 "힘 닿는데까지 만들어야죠. 지금 상황이 좀 어렵긴하지만 계속 만들어 왔고, 무엇보다 태극기 만드는 게 재밌잖아요"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태극기가 좋아서, 태극기 만드는 게 재미있어서, 태극기를 만든다는 부부.
태극기가 좋아서, 태극기 만드는 게 재미있어서, 태극기를 만든다는 부부.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태극기를 만드는 모든 이를 위해서 국기다는 날 잊지 말고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태극기를 만드는 모든 이를 위해서 국기다는 날 잊지 말고

3.1절부터 태극기 꼭 달도록 합시다!
3.1절부터 태극기 꼭 달도록 합시다!

태극기는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현충일, 국군의 날 등 국경일과 국가 기념일 등에 달아야 한다. 이중 가장 가까운 3.1절은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날로 대한민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다.

지금까지 태극기는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켜주고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 장기화로 모두가 힘들고 지쳐가는 지금, 태극기를 필두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기원하며 태극기를 달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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