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재개' 실내체육 종사자들, 이 한숨 '어찌할꼬' [포토기획]
입력: 2021.02.11 00:00 / 수정: 2021.02.11 00:00
10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폴댄스 학원에서 원장 이지민 씨가 홀로 운동을 하고 있다. 실내체육업의 영업이 재개됐지만 지속되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10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폴댄스 학원에서 원장 이지민 씨가 홀로 운동을 하고 있다. 실내체육업의 영업이 재개됐지만 지속되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장기화 되는 코로나19, 자영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방역 정책 절실'

[더팩트ㅣ이동률 기자] "문 열었어도 힘든 건 여전하네요."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자 집합금지 조치가 일부 해제됐다. 지난달 18일부터 수도권 지역 실내체육시설은 이용 시설 면적 8㎡(약 2.4평)당 이용 인원 1명으로 제한하는 조건 아래 문을 다시 열게 됐다. 이번 조치로 실내체육업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종사자들은 예전 매출을 회복하지 못해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10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폴댄스 학원에서 만난 원장 이지민 씨는 텅 빈 공간에서 홀로 운동을 하며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실내체육업의 영업이 재개됐지만 지속되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신규 회원 유입이 어렵고, 기존 회원 수도 줄어 수업을 정상 가동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2차, 3차 유행 당시 대부분 실내체육시설은 몇 달간 영업하지 못했다. 다수의 업계 종사자들은 예전과 같은 매출을 회복하려면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이 재개된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착한피트니스에서 회원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이 재개된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착한피트니스에서 회원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당구장 역시 운영을 재개했지만,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
당구장 역시 운영을 재개했지만,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 등 격렬한 그룹운동 실내체육시설은 아직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 등 격렬한 그룹운동 실내체육시설은 아직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헬스장에 마련된 스피닝 시설도 현재 운영을 하지 않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헬스장에 마련된 스피닝 시설도 현재 운영을 하지 않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아직도 영업 못 하는 일부 업종들

실내체육시설 중 줌바와 태보, 스피닝, 에어로빅 등 소위 그룹운동(GX)은 여전히 영업을 못 하는 실정이다. 스피닝 체육관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 중이다. 김 씨는 8일 취재진과 만나 "장기간 영업을 못 해서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한다"며 "다시 문을 연다고 해도 그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서 발생한 적자가 심해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것 같다"며 힘든 상황을 전했다.

또 김 씨는 최근 IM선교회 국제학교로 인한 대규모 집단감염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냈다. 김 씨는 "그간 코로나 대규모 유행의 중심에는 항상 종교시설이 있었다. 왜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는 하지 않으면서 실내체육시설에만 규제를 더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업계 다수 사람이 김 씨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들은 다시 영업하더라도 장기간 쉬었기 때문에 예전 매출 세를 회복하기는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폴댄스 학원을 운영하는 이지민 씨. 홀로 연습을 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 씨는 폴댄스 자체가 순간적인 근력을 많이 요구해 마스크를 쓰면 운동시 힘들지만, 방역을 위해 습관처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댄스 학원을 운영하는 이지민 씨. 홀로 연습을 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 씨는 "폴댄스 자체가 순간적인 근력을 많이 요구해 마스크를 쓰면 운동시 힘들지만, 방역을 위해 습관처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푼 마음으로 창업할 당시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많이 어려운 상황.
부푼 마음으로 창업할 당시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많이 어려운 상황.

소수 인원으로 수업을 하지만 방역만큼은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씨가 직접 봉에 매달려 구석구석 소독을 하고 있다.
소수 인원으로 수업을 하지만 방역만큼은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씨가 직접 봉에 매달려 구석구석 소독을 하고 있다.

이 씨의 학원은 겨울철에도 항상 문을 열어놓고 수업을 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씨의 학원은 겨울철에도 항상 문을 열어놓고 수업을 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다시 문 열었지만 불안감에 등원 주저하는 회원들

다시 문을 연 시설 역시 열악한 사정이었다. 신규회원 유입이 감소하고 기존 회원들 역시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폴댄스 학원을 운영하는 이지민 씨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씨는 최근 다시 학원 운영에 들어갔지만,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이 씨는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강의실에서 홀로 폴댄스를 연습하며 다음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평균 수업 인원이 5명 미만일 정도로 적은 인원으로 수업이 진행됐지만, 이 씨는 수강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학원 방역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기구 소독은 물론이고 수업을 할 때도 창문을 모두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면서까지 수업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회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해 학원 등록을 연장하지 않고 그대로 운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어 일부 회원들은 등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그대로 매출에 영향을 준다. '예전과 같이 회복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씨는 "백신이 나오긴 했지만, 변종 바이러스라는 변수도 생겼다. 못해도 1년 이상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태권도학원에서 어린이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태권도학원에서 어린이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체육관이 문을 열었지만 신규회원들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체육관이 문을 열었지만 신규회원들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어린이들의 발열체크를 지도하는 정대환 관장.
수업에 들어가기 전 어린이들의 발열체크를 지도하는 정대환 관장.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현재 수강생이 부족해 운영하지 않는다는 교실.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현재 수강생이 부족해 운영하지 않는다는 교실.

비록 쓰지 않는 공간이라도 방역은 매일하고 있다.
비록 쓰지 않는 공간이라도 방역은 매일하고 있다.

수업당 9인 인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몇몇 어린이들은 다음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업당 9인 인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몇몇 어린이들은 다음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학이 됐어도 신규회원 없는 태권도장

어린 수강생들이 많은 태권도장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180평 규모의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정대환 관장에게 올 한해는 너무도 다르다. 평소 같았으면 초등학교 방학기간을 맞이해 신규 회원을 모집한데 여념이 없어야 하지만 올해는 한가했다. 태권도장의 경우 겨울방학인 1월부터 개학철인 3월까지가 성수기다. 신입회원을 대부분 이때 모집하지만, 올 1월 등록한 회원은 단 한 명이다. 과거에는 1월에만 20명이 넘게 등록했었다. 정 관장은 1명만 등록해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한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정 관장은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는 회원이 220명 정도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60명 수준이다"라며 "다시 문을 열어도 젊은 사범 선생님들에게 월급 줄 돈조차 부족해 빚을 내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태권도장에는 넓은 교실이 두 곳 있지만, 한 곳은 지금 문이 굳게 닫혔다. 180평의 큰 규모로 운영하는 만큼 코로나로 인한 타격은 더 크게 다가온다. 높은 임대료와 전기세 등 고정비용으로 정 관장에게 돌아오는 돈은 거의 없었다.

정 관장은 "운동도 공부와 마찬가지로 습관이기 때문에 한 번 멈추면 다시 시작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코로나 확신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방역을 실시할 때에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지침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많은 실내체육업계 종사자들이 어려운 상활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현재.
많은 실내체육업계 종사자들이 어려운 상활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현재.

하루빨리 건강한 환경에서 운동할 날이 오기를.
하루빨리 건강한 환경에서 운동할 날이 오기를.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업종별 '맞춤 방역지침' 필요

이처럼 다시 문을 연 실내체육업계의 상황은 좋지만은 않았다. 종사자들은 영업 재개를 허락한 정부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시 코로나가 유행할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오랜 기간 내려진 집합금지 조치는 영업 재개 후에도 영향을 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종사자는 "집합금지 조치는 당장 영업을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영업을 해도 영향을 줄 정도로 파급력이 큰 조치다"며 "향후 집합금지가 필요한 상황에는 업종별 맞는 보상 대책을 수립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백신의 등장으로 코로나19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바이러스의 변이성 만큼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에 향후 방역당국은 조금 더 합리적인 방역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눈물흘리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지침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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