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킥보드가 킹보드?'...도로의 무법천지 현주소
입력: 2020.07.20 00:00 / 수정: 2020.07.20 00:00
편리한 이동 수단 Kick보드인가, 무법을 앞세운 King보드인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전동 킥보드를 탄 운전자가 인파를 뚫고 인도를 달리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현행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며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고, 인도 주행은 불가능하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최고속도 25km/h 미만, 총중량 30kg 미만의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개인형 이동장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편리한 이동 수단 'Kick'보드인가, 무법을 앞세운 'King'보드인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전동 킥보드를 탄 운전자가 인파를 뚫고 인도를 달리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현행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며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고, 인도 주행은 불가능하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최고속도 25km/h 미만, 총중량 30kg 미만의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개인형 이동장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코로나 19여파로 이용자 급증...도로 교통법 및 안전 수칙 준수는 '미미'

[더팩트|이선화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 대로를 걷다가 화들짝 놀랐다. 무언가 빠른 속도로 옆을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 순간엔 뜨거운 햇볕을 뚫고 인위적인 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등골이 오싹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돌아보니 시야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공유형 전동 킥보드였다.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깜짝 놀란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선 전동 킥보드가 최고의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조사에 의하면 최근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시장이 작년과 비교해 6배가량 증가했다. 혼잡한 대중교통이나 상대적으로 비싼 택시보다는 전동 킥보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늘어난 이용자 수와 다르게 전동 킥보드를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불법' 주차된 킥보드에 걸려 넘어진다거나 '무법' 질주하는 킥보드와의 충돌 사고는 다수의 시민을 불편하게 만든다. 편리한 이동 수단인 전동 킥보드가 도로의 제왕처럼 무법을 일삼는 '킹(King)보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자료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는 2018년 57건에서 2019년 117건으로 105% 증가했다. 그중 충돌사고만 37건이다.

당연시되는 킥보드 불법 주차 강남역 인근 인도에선 덩그러니 멈춘 공유형 전동 킥보드가 자주 목격된다. 출·퇴근 시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이 급증하면서 공유형 전동 킥보드의 불법 주차는 당연시됐다.
'당연시되는 킥보드 불법 주차' 강남역 인근 인도에선 덩그러니 멈춘 공유형 전동 킥보드가 자주 목격된다. 출·퇴근 시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이 급증하면서 공유형 전동 킥보드의 불법 주차는 당연시됐다.

손해배상청구 대상이 될 수도 불법 주차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몇몇 지하철 역 출입구에는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방치를 금지하는 경고문을 붙여놓았다.
'손해배상청구 대상이 될 수도' 불법 주차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몇몇 지하철 역 출입구에는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방치를 금지하는 경고문을 붙여놓았다.

킥보드 전용 주차존 강남역 출입구에는 킥보드 전용 주차존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이용자 대부분은 주차존을 이용하지 않는다. 출입구에서 주차존까지는 성인 발걸음으로 10걸음이면 충분한데도말이다.
'킥보드 전용 주차존' 강남역 출입구에는 킥보드 전용 주차존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이용자 대부분은 주차존을 이용하지 않는다. 출입구에서 주차존까지는 성인 발걸음으로 10걸음이면 충분한데도말이다.

점심시간에도 인도를 '쌩~쌩' 달리는 킥보드가 많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걷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공유 전동 킥보드였는데, 위험한 인도 주행에도 안전 보호장비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A씨는 길 한쪽에 서서 한 시간가량 지켜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여의도에서 전동 킥보드 대여점을 운영하는 B씨는 안전모 착용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기타 보호구는 선택이지만) 헬멧은 의무로 알고 있다. 바퀴 달린 걸 탈 때 헬멧은 꼭 착용해야 한다"라며 보호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도를 달리다가 사람들과 부딪칠 수도 있다.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 사고 부상 위험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다. 안전모 등 보호장비 의무적 착용은 물론, 인도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도 달릴 수 없다. 올해 12월에 시행될 개정 법률에는 개인형 이동장치의 자전거 도로 통행을 허용했지만, 인도를 달릴 수 없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도로교통법이 적용된다. 음주 후 주행 역시 마찬가지다.

요리조리~ 인파를 뚫고 달리는 전동 킥보드 이용객. 보호장비 착용없이 인도를 주행하는 건 엄연한 불법이다.
'요리조리~' 인파를 뚫고 달리는 전동 킥보드 이용객. 보호장비 착용없이 인도를 주행하는 건 엄연한 불법이다.

인원 초과는 NO!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0항 신설 조항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전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승차정원을 초과하여 동승자를 태우고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면 안 된다.
'인원 초과는 NO!'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0항 신설 조항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전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승차정원을 초과하여 동승자를 태우고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면 안 된다.

누가 더 빨리 달리나? 안전모 없이 인도에서 불법 주행하는 두 대의 전동 킥보드.
'누가 더 빨리 달리나?' 안전모 없이 인도에서 불법 주행하는 두 대의 전동 킥보드.

내 킥보드가 왕이 될 상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무자비하게 달리는 아찔한 주행.
'내 킥보드가 왕이 될 상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무자비하게 달리는 아찔한 주행.

보기만 해도 쌩~ 주변을 걷다가도 큰 소리에 놀랄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전동 킥보드.
보기만 해도 '쌩~' 주변을 걷다가도 큰 소리에 놀랄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전동 킥보드.


전동 킥보드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전동기기 수리점 전동포를 찾았다. 입구에는 수리점을 운영하는 박영우 씨가 이른 아침부터 전동 킥보드를 수리하고 있었다. 고장 난 부분에 따라 수리 방법에 차이가 있었는데 바퀴에 문제가 발견되면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했고 배터리 문제 시엔 밑판 프레임을 열고 배선을 확인했다.전동 킥보드의 위험은 운행 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바퀴와 전기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배터리가 내장된 만큼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자료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2019년 23건, 올해는 4월 말 기준 12건으로 전부 배터리가 원인이다. 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화재의 특징은 충전지에서 폭발적인 연소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충전은 실외의 개방된 공간에서 하는 것이 화재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관리의 중요성 전동 킥보드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찾은 서울 송파구의 전동기기 수리점 전동포. 입구에는 수리점을 운영하는 박영우 씨가 이른 아침부터 전동 킥보드를 수리하고 있다.
'관리의 중요성' 전동 킥보드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찾은 서울 송파구의 전동기기 수리점 전동포. 입구에는 수리점을 운영하는 박영우 씨가 이른 아침부터 전동 킥보드를 수리하고 있다.

꼼꼼하게 확인 박 씨가 전동 킥보드의 브레이크와 바퀴 공기압을 체크하고, 밑판을 열어 내장형 배터리 및 배선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꼼꼼하게 확인' 박 씨가 전동 킥보드의 브레이크와 바퀴 공기압을 체크하고, 밑판을 열어 내장형 배터리 및 배선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화재의 원인 배터리 전동 킥보드 발판에 내장된 충전형 배터리. 킥보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지만, 소홀한 관리로 인해 화재를 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화재의 원인 배터리' 전동 킥보드 발판에 내장된 충전형 배터리. 킥보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지만, 소홀한 관리로 인해 화재를 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리 위해 분리된 전동 킥보드 박 씨는 잦은 수리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펑크와 브레이크 문제를 꼽았다. 그는 전동 킥보드는 자가 정비가 필요한 요소가 많다. 브레이크 정비나 바람 넣는 것 정도는 직접 할 수 있게 관심을 두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수리 위해 분리된 전동 킥보드' 박 씨는 잦은 수리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펑크'와 '브레이크' 문제를 꼽았다. 그는 "전동 킥보드는 자가 정비가 필요한 요소가 많다. 브레이크 정비나 바람 넣는 것 정도는 직접 할 수 있게 관심을 두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수리 대기중인 킥보드 수리점 내부에는 다양한 수리 장비 외에 수리를 앞둔 전동 기기와 수리를 마친 전동 킥보드들이 대기중이다.
'수리 대기중인 킥보드' 수리점 내부에는 다양한 수리 장비 외에 수리를 앞둔 전동 기기와 수리를 마친 전동 킥보드들이 대기중이다.

테스트까지 해야 수리 완료 수리를 마친 전동 킥보드는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다. 킥보드 주인은 수리가 제대로 완료됐는지 여러번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까지 해야 수리 완료' 수리를 마친 전동 킥보드는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다. 킥보드 주인은 수리가 제대로 완료됐는지 여러번 테스트를 했다.

고장이 잦은 부분은 타이어와 브레이크다. 박영우 씨는 "못해도 2~3주에 한 번씩 바람을 넣어줘야 하는데 그걸 잘 안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퀴는 자동차, 킥보드 불문하고 자연적으로 바람이 빠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점검은 필수다. 그는 "전동 킥보드는 자가 정비가 필요한 요소가 많다. 브레이크 정비나 바람 넣는 것 정도는 직접 할 수 있게 관심을 두는 게 필요하다"라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동 킥보드는 혼잡한 도심의 교통 대체 수단으로 인기지만 안전 수칙을 올바로 지키는 이용자는 극소수다. 안전모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안일한 선택, 인파를 달리며 사람보다 킥보드가 우선이라는 찰나의 판단, 주기적인 관리를 잊게 만드는 게으른 생각들이 모여서 사고가 되고 목숨을 위협받는다. '설마'하는 행동은 버려야 한다. 편리함이 안전 불감증을 합리화시키지 못하도록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이상 보행을 막는 불법 주차는 NO!
더이상 보행을 막는 불법 주차는 NO!

안전모 미착용, 무법 주행도 이제 그만!
안전모 미착용, 무법 주행도 이제 그만!

이제는 운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운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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