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서준호 박사팀이 지난달 26일 대구 달성군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에서 코로나19 비대면 원격 검체 채취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대구=임영무 기자 |
한국기계연 서준호 박사 비대면 원격 검체 채취 로봇 개발...고위험 바이러스 검진 의료진 감염 예방
[더팩트ㅣ대구=임영무 기자] "무더위 속 고생하는 코로나19 의료진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서준호 박사 연구팀이 동국대 의대 김남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비대면 원격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의 상기도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로봇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대구에서 시연된 비대면 원격 검체 채취 로봇 시스템은 의료진의 고위험 바이러스 감염 위험 노출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서준호 박사가 코로나19 검체 채취에 활용될 비대면 원격 검체 채취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 |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이라 불리는 의료진들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업무 중이던 보건소 직원이 탈진해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국 614개 선별진료소에 냉방기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두꺼운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까지 착용하는 의료진의 어려움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비대면 검체 채취 로봇의 개발로 폭염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일회용 스왑(검체 채취 도구)이 환자의 비강을 통해 검체를 채취한다. |
원격으로 제어중인 스왑이 마네킹 구강으로 삽입되고 있다. |
서 박사팀이 개발한 비대면 원격 로봇 시스템은 의료진이 조작하는 '마스터 장치'와 환자가 접촉하는 '슬레이브 로봇'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회용 스왑(면봉형태의 검체 채취 도구)을 장착한 '슬레이브 로봇'은 의료진이 조작하는 '마스터 장치'와 원격으로 연결되어 상하좌우 이동, 회전하며 원하는 부위에 삽입돼 검체를 채취 한다. 또한 서로 떨어진 환자와 검사자 간 음성과 영상을 통해 통신할 수 있다.
연구팀이 검체 로봇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
의료진과 의심환자는 서로 대면하지 않고 각자의 공간에서 원격 로봇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
로봇 시스템을 개발한 서준호 박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진의 2차감염 문제가 대두되자 비대면 의심환자의 검체 채취에 로봇을 응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발하게 됐다"며 개발 취지를 밝혔다.
비대면 로봇 기술은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로봇을 의료 기기로 허가받은 후 상용화를 추진한다. 로봇 시스템이 병원 내 선별 진료소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상용화되면 원격의료에 해당하지 않아 허가와 상용화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한국의 진단키트에 이어 세계 최초로 개발된 원격 검체 채취 로봇시스템은 또 한번 K방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준호 박사와 연구팀은 식약처 허가와 임상 시험 절차를 마치고 상용화되어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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