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유저들 사이에서 감성 사진이 유행하는 가운데, 경주 대릉원을 찾은 일부 여행객들이 잔디보호 푯말을 무시한 채 사진을 찍기 위해 잔디밭을 활보하고 있다. /경주=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사진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유저들 사이에서 감성 사진이 유행하는 가운데,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서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신라 천년 고도(古都) 경주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핫스폿으로 떠오르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군인 대릉원(천마총)은 첨성대, 황리단길 등과 인접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진찍기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지난 주 기자는 휴가를 맞아 경주를 찾았다. 평일인데다 종일 오락가락 비 소식에 대릉원은 다른 때보다 한산한 편이었으나,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사진 찍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릉원 잔디밭에는 '잔디보호'를 알리는 표지판들이 여러군데 설치돼 있다. 고분과 잔디 사이 길에 공식 포토존이 마련돼 있지만, 한정된 곳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은 더 좋은 사진을 위해 잔디 위를 서슴지 않고 드나들었다. 주변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내려놓았다가 버져진 일회용기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주시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알지만,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만난 한 직원 역시 "(주의를 줘도) 듣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잔디 위를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이골이 난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대릉원’을 검색하면, 대릉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한 젊은 남녀들의 사진이 수두룩하다. 기본적인 에티켓을 잘 지키며 좋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돋보이는 사진을 위한 욕심에 자신의 양심을 져버리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잘못된 본보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릉원 곳곳에는 '잔디보호' 푯말이 설치돼 있다. |
대릉원의 공식 포토존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사진을 찍고 있다. 포토존은 잔디 사이길에 마련돼 있다. |
그러나 한정된 곳에 만족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은 잔디밭을 드나들며 사진을 찍고 있다. |
푯말이 근처에 있어도 잔디밭에 자리를 잡은 여성. |
'이것봐, 잘 나왔지?' |
외국인 관광객(오른쪽)이 잔디밭에 앉아 있는 여성들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
대릉원 곳곳 '좋은 포인트'에서 사진찍는 사람들. |
사진 찍는 사람들 근처에는 버려진 일회용기들이 널려 있다. |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면~' |
시설관리공단 직원이 다가가자...'황급히 잔디밭을 나오는 여성들' |
대공원 '잔디보호'와 관련해 올라온 게시글들. /인스타그램 캡처 |
'감성 사진으로 '인싸' 되기 전에... 기본적인 시민의식부터 '인싸'가 되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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