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퍼포먼스 펼치는 각시탈'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98차 수요집회에 공연을 펼치기 위해 참가한 액션 배우들이 각각 각시탈과 욱일기 분장을 하고 항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김세정 기자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지난달 1일 일본 정부는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한다 선언했다. 일본의 이번 보복 무역 조치는 대법원의 강제동원 노동자에 대한 배상 판결 등 우리 정부의 과거사 청산 움직임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국민들 사이에 큰 반일감정을 불러일으켜 전반적인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됐다.
이번 불매운동은 일본 역사 교과서 파동 등 과거 몇 차례 열렸던 불매운동과는 달랐다. 국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유니클로, ABC 마트, 아사히 맥주 등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일본산 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며 일본 정부 규탄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온라인을 매개체로 한 이번 불매운동은 상당한 결속력과 효과를 보였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초 이후로 '에어리즘', '후리스' 등의 상품으로 국민적 인기 의류로 자리매김한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매출은 약 30% 가량 떨어졌다. 줄곧 수입 맥주 판매량 1위를 달리던 아사히 맥주는 칭따오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밀려났다. 관광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여행을 취소했다. 국내 저가 항공사들은 일본 소도시 노선을 폐지했다. 그 결과 일본행 항공 여객은 13%가량 감소했다. 음식부터 의류, 차량, 관광까지 이번 보이콧으로 전반적인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 이번 불매운동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7월,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합니다!"라고 외치며 'NO JAPAN'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들의 모습을 <더팩트> 카메라에 담았다.
"과거사 반성없는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서울의 한 동네 슈퍼. 본격적인 불매운동의 시작은 동네 슈퍼부터 였다. |
일본산 맥주 불매운동으로 인해 오랜 기간 수입맥주 판매량 1위를 달리던 아사히는 칭따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
창고로 향하는 일본산 과자. |
일제 불매 운동에 동참한 서울 은평구 푸르네마트의 관계자는 "과자나 식품과는 달리 맥주는 반품을 받지 않아 어쩔수 없이 일본산 맥주를 전량 폐기했다"고 말했다. |
외식업계 역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받았다.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초밥 체인점. 주말 점심이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
일본 카레 음식 체인점도… |
'도요타, 혼다, 닛산' 잘 나가던 일본차도 보이콧을 피해갈 수 없었다. 몇몇 이들은 시위에서 '렉서스' 차량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일제 차량엔 주유를 안 하겠다는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
조용히 진열된 '사쿠라펜', '사라사', '제트스트림'…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던 일본산 필기류 역시 판매량이 떨어졌다. |
반대로 국산 문구 회사인 '모나미' 의 판매량은 39.8% 급증했다. |
일본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역시 세일 현수막을 크게 달았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유니클로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영업이입 2344억을 냈으나 이번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30%가량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관광업계 역시 마찬가지. 일본으로 향하는 국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일본 항공 여객은 13%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국제공항 전일본공수(ANA) 체크인 카운터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
중국행 비행기 탑승자는 긴 줄을 섰지만 일본행 비행기 카운터는 한산하다. |
'잘려지는 아베 신조 총리의 얼굴' 지난 23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정부 규탄대회에서 한 시민이 아베 총리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가위로 찢고 있다. |
경제 보복에 항의하는 시민들 |
"1919년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2019년 불매운동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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