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사진관] 초겨울 날씨에 '조기 등판'한 연탄
입력: 2018.11.01 00:00 / 수정: 2018.11.01 00:00
조기 등판한 연탄 초겨울 날씨를 보인 지난달 31일 서울 금천구 시흥대로에 위치한 고명산업 연탄공장에서 작업자가 연탄을 나르고 있다. /이선화 기자
'조기 등판한 연탄' 초겨울 날씨를 보인 지난달 31일 서울 금천구 시흥대로에 위치한 고명산업 연탄공장에서 작업자가 연탄을 나르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이선화 기자] 111년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으로 유난히 힘들었던 2018년의 열기가 식자 찬기운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의 문턱에 도착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는 여름내 옷장 깊은 곳에서 잠자던 겨울 점퍼를 조기 등판 시켰다. 출근 시간 거리에는 겨울 코트와 목도리로 무장한 채 직장으로 향하는 회사원들의 모습이 흔한 풍경이 되었다.

겨울이 되면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연탄 공장이다. 가스 보일러 등이 화석 연료를 대체하면서 연탄의 수요가 줄었지만 여전히 연탄의 열기로 겨울을 보내는 이들이 있어 연탄 공장은 분주하다. 지난달 31일에 찾은 서울 금천구 고명산업 연탄공장도 마찬가지였다. 똑같은 모양으로 찍혀 나온 연탄은 컨베이어 벨트 위로 줄을 서서 이동했다.

전국 각지로 이미 배달 예약이 밀려 있어 잠시도 손을 쉬고 쉴 틈이 없다. 하루에 옮기는 연탄의 수는 적어도 수백 장, 날씨가 추워질수록 작업량은 늘어난다. 고된 육체노동에도 누구 한 명 힘든 표정이나 불평하지 않는다.

연탄 공장의 한 근로자는 힘들지 않냐고 했던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연탄장수니까~" 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침부터 분주한 금천구의 연탄공장
아침부터 분주한 금천구의 연탄공장

난방 기술의 발전으로 연탄 등 화석연료의 생산 및 소비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남아있는 연탄 공장은 단 두 곳. 이 두곳의 공장에서 생산된 연탄은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5,254만 개다. 2년 전인 2015년 6,175만 개에 비해 약 17.5% 감소했다.

감소폭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과 노원구, 구로구의 일부 마을에서는 여전히 연탄을 소비하고 있다. 이들에게 연탄은 단순히 난방을 위한 불씨가 아닌 삶의 불씨이며 희망이다.

연탄 1장의 값은 배달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700원~1000원 정도다. 무게는 3.6kg이며 한 번 태우면 6시간 정도 지속하기 때문에 하루 4장이면 따듯하게 지낼 수 있다. 오늘도 연탄공장에서 만들어진 연탄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불꽃으로 피어 오를수 있도록 바라본다.

연탄을 옮기는 작업자
연탄을 옮기는 작업자


내가 연탄장수야~
"내가 연탄장수야~"


갓 나온 연탄이 벨트를 타고 차량으로 이동되고 있다.
갓 나온 연탄이 벨트를 타고 차량으로 이동되고 있다.


공장 한쪽에 있는 따듯한 연탄 난로
공장 한쪽에 있는 따듯한 연탄 난로


올 겨울, 연탄장수의 따뜻한 손길이 그대로 이웃에게 전달되기 바라며.
올 겨울, 연탄장수의 따뜻한 손길이 그대로 이웃에게 전달되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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