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팩트펀치] 공원 이용객 울리는 '얌체' 캠핑카 '공짜 주차'
입력: 2018.07.11 05:00 / 수정: 2018.07.11 14:58
무료 주차장 이용하는 얌체 캠핑카 - 충남 천안시 신방공원 내에 장기주차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바로 앞에 수대의 캠핑카가 버젓이 주차돼 있다. /문병희 기자
무료 주차장 이용하는 '얌체 캠핑카' - 충남 천안시 신방공원 내에 장기주차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바로 앞에 수대의 캠핑카가 버젓이 주차돼 있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천안·이천=문병희 기자] 캠핑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요즘 캠핑카를 직접 소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덩치가 큰 캠핑카 주차 문제가 새롭게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캠핑카는 대부분 대형 SUV보다 큰 경우가 많아 아파트나 주택 등 주거지 주차가 어려워 전용주차장을 확보해야한다. 하지만 상당 수 캠핑카가 개인 주차장보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원의 무료주차장이나 공터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미 공간을 점유한 캠핑카들로 인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천안 신방공원에 무료로 장기주차 중인 캠핑카가 줄지어 서 있다.
천안 신방공원에 무료로 장기주차 중인 캠핑카가 줄지어 서 있다.

이천 설봉공원에는 관광객을 위한 버스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캠핑카가 상당수 주차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천 설봉공원에는 관광객을 위한 버스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캠핑카가 상당수 주차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온라인 캠핑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에는 무료로 캠핑카 주차가 가능한 정보가 올라와 있다. /온라인 카페 캡처
한 온라인 캠핑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에는 무료로 캠핑카 주차가 가능한 정보가 올라와 있다. /온라인 카페 캡처

온라인에서는 ‘어느 지역이 좋다’, ‘어디는 단속이 심하다’ 등 캠핑카 주차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다수의 캠핑카가 몰리는 주차장에선 일반 이용자들의 주차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팩트> 취재진은 온라인에서 캠핑카 주차장으로 자주 거론되는 천안 신방공원과 이천 설봉공원을 5일과 6일 직접 찾아 캠핑카 주차 실태를 카메라에 담았다.





충남 천안시 신방공원.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내기 좋은 쉼터에 일렬로 정돈된 주차장은 캠핑카가 거의 차지하고 있었다. 주차장 내에는 ‘쉼터 이용자를 위한 주차장이니 장기주차는 불가하다’는 관리기관의 현수막이 여러 곳에 걸려 있지만 이를 의식하는 사람은 없는 듯 보였다. 해당 현수막 바로 앞에도 수 대의 캠핑카는 당당히 주차돼 있었다.

공원 중심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을 캠핑카가 차지하고 있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공원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주차장을 이용해야하는 실정이다.

천안 신방공원 중심과 가장 가까운 곳에 캠핑카가 주차돼 있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보다 먼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천안 신방공원 중심과 가장 가까운 곳에 캠핑카가 주차돼 있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보다 먼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한 캠핑카에 도난 방지용 걸쇠가 바퀴에 걸려 있다. 이는 도난뿐만 아니라 유사시 관리기관의 견인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 캠핑카에 도난 방지용 걸쇠가 바퀴에 걸려 있다. 이는 도난뿐만 아니라 유사시 관리기관의 견인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심지어 한 캠핑카는 바퀴에 견인방지장치까지 돼 있어 관리 기관의 견인도 불가능 상태였다. 공원관리를 하는 천안시 맑은물사업소 관계자는 “해당 캠핑카를 제재할 제도적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면서 고충을 털어봤다. 이어 “장기주차 불가 현수막은 캠핑카 주인들에게 계도하는 목적”이라며 캠핑카 주차관리의 한계를 지적했다.

도자기 비엔날레, 쌀 축제 등 많은 행사가 열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천 설봉공원 대형 주차장에 캠핑카가 주차돼 있다.
도자기 비엔날레, 쌀 축제 등 많은 행사가 열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천 설봉공원 대형 주차장에 캠핑카가 주차돼 있다.


버스가 있어야할 곳에 자리를 선점한 캠핑카들.
버스가 있어야할 곳에 자리를 선점한 캠핑카들.




설봉공원은 레저 시설 등이 갖춰져 관광객들이 많은 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캠핑카들이 장기주차 돼 있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설봉공원은 레저 시설 등이 갖춰져 관광객들이 많은 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캠핑카들이 장기주차 돼 있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도 캠핑카가 상당수 주차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설봉공원 안에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시립박물관, 이천세라피아 등이 있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매년 도자기비엔날레, 쌀 축제 등 각종 행사가 열려 관광객들을 위한 대형 주차장이 따로 마련돼 있지만 이곳에는 다수의 캠핑카가 주차 돼 있었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관계자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대형주차장을 캠핑카가 차지하고 있어 버스가 다른 곳에 주차할 수밖에 없다”면서 “관광객들의 불편도 문제지만 이로 인한 안전사고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캠핑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앞두고 캠핑카 수요는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무료로 개방하는 공원주차장 내 ‘얌체 캠핑카 장기주차’가 근절되지 않는 이상 휴식을 위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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