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령 비웃으며 시원하게 한잔' 최근 국립공원과 등산 탐방로 등에서 음주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22일 오후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서 한 등산객이 맥주를 들이키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남윤호 기자] '금주령에도 불구하고… 발 아래 세상 바라보며 한 잔! 이맛에 등산하는거 아닌가요~'

산 정상에 올라 마시는 술 한잔, 이른바 '정상주'라 불리는 음주 행위가 지난 13일부터 금지됐다. 하지만 음주가 금지된 첫 주말과 주중 서울 북한산에서는 등산객들의 음주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금주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방에서는 술병들이 줄지어 나왔다.

단속을 우려한 일부 등산객들은 개인 용기에 담아온 술을 꺼내 함께 등반한 사람들과 나눠 마시기도 했다. 북한산 정상에서 준비해 온 담금주를 꺼내 마시던 한 등산객은 "정상부는 괜찮고 대피소 이런 데서 음주가 안 되는 것"이라고 잘못된 정보로 너스레를 떨며 함께 산을 오른 동료에게 술을 권하기도 했다. 이렇듯 개정된 시행령에도 등산객들의 인식 변화는 너무도 미흡해 보인다.

또한 본래 취지와 다르게 음주 금지가 되지 않은 산을 찾아 등산하는 등산객도 눈에 띄었다. 등산로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집어든 한 등산객은 "(음주 금지된) 북한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산에 오른다"며 맥주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북한산 정상까지 오르며 음주를 즐긴 등산객들은 대부분 한두 병의 막걸리나 맥주 한 캔 등 가벼운 음주를 즐겼다. "기분 좋게 한 잔인데 금주령까지 내릴 필요가 있나?" 라며 말하는 등산객들의 볼멘 목소리도 이해 못할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음주 등산에 대한 금지법령이 마련된 만큼 즐겁고 건강한 산행을 위한 등산객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6년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1328건 가운데 음주로 인해 발생한 사고는 74건(사고 64건, 추락사 등 사망 사고 10건)이다. 이에 정부는 국립공원과 도립공원, 군립공원 내 지정지역에서 음주행위를 금지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이달 13일부터 시행(계도기간 9월 12일까지), 유명산의 대피소를 포함해 탐방로와 산 정상부 등 지정된 장소에서 술을 마시면 과태료(1회 5만 원, 2회 10만 원)를 부과된다.

'막걸리, 안주 준비해 가세요' 금주령(?)이 시행된 첫 주말, 등산로 입구에 자리 잡은 상점에서는 안주와 주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정상주 준비' 등산로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막걸리를 사고 있다.

'등산을 위한 준비물' 등산로 입구 주변 상점에 주류와 김밥 과일, 라면 등을 판매하는 상점 운영되고 있다.

'등산주 안되면 입산주' 등산을 앞두고 막걸리를 마시는 등산객

가방엔 막걸리 한 병씩

음주산행 이제 안됩니다!

'눈치보며 한 잔' 북한산 정상 백운대 인근 탐방로에서 등산객들이 막걸리를 즐기고 있다.

'북한산 정상에선?'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추락위험지역' 주변의 눈을 피해 추락위험지역 까지 진입한 등산객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술을 나눠 마시고 있다.

아찔한 정상주

정상주는 여전히... 북한산 정상에서 한 등산객이 미리 준비한 과실주를 꺼내고 있다.

정상주 즐기는 등산객

'가방에 한 병씩' 정상부에서 식사를 마친 한 등산객의 가방에 막걸리 병이 담겨있다.

'주거니 받거니~' 등산 탐방로 옆에 자리를 잡은 등산객이 산의 정취를 느끼며 막걸리를 따르고 있다.

'양심까지 버린 음주 등산객의 흔적' 관악산 탐방로 옆 개천에 빈 막걸리 병이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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