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규순 전 KBO 심판위원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 | 최용민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사상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최규순 게이트'의 후폭풍이 무섭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순실 게이트'에 비하면 낯간지럽다고 할 수 있지만 KBO의 존폐론까지 거론 될 정도로 분위기는 무겁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심판 금품수수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KBO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최규순 전 심판에 대해 상습사기 및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신청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으나 7일 모 매체가 또 다른 고참 심판도 도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서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 입니다.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규순 전 KBO 심판위원. |
야구계 일각에서는 심판들의 과도한 권위주의와 최규순 게이트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불편한 속내지만 구단들은 심판들에 대해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특정 심판에 대해 우리구단만 판정에서 손해를 본다는 식입니다. 최 전 심판은 도박으로 돈이 궁하자 심판의 권위를 앞세워 돈을 요구했고 구단 직원들은 판정의 불이익을 우려해 돈을 건넨 정황들이 밝혀졌습니다. 승부조작과는 무관하지만 해당 직원들은 KBO 규정을 위반했기에 제재가 불가피 할 것 같습니다. 갑질 심판 한 명 때문에 구단 직원 여러명의 밥줄이 끊기게 생겼습니다.
지난 7월 4일 두산 베어스 전풍 신임대표와 임직원들이 최규순 전 심판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이번 '최규순 게이트'를 지켜보는 팬들은 최 전 심판만 그랬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최근 다른 심판의 연루 가능성과 승부조작에 대해 의혹의 목소리는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은폐와 축소 의혹을 받고 있는 KBO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 많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뻔뻔함이 강함과 쿨함으로 포장되는 시대이긴 하지만 리그의 공정성과 도덕성이 심각하게 훼손 됐는데도 무수한 변명과 심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KBO의 태도에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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