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의 초이스톡] '야구장의 명물, 맥돌이가 간다'
입력: 2017.08.29 05:00 / 수정: 2017.08.29 05:00
야구장 명물이 된 맥주 보이
야구장 명물이 된 맥주 보이


[더팩트 | 최용민 기자] 치킨에 맥주를 곁들인 응원 문화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퇴근 후 야구장에서 마시는 맥주의 찌릿찌릿한 목넘김은 고된 하루의 일상을 터는 신비한 묘약입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승부처와 시원한 맥주의 조화는 가히 완벽에 가깝습니다. "여기요"만 외치면 손살같이 다가와 권총으로 거품을 일으키는 퍼포먼스까지. 흔히 '야구장의 꽃'을 치어리더라고 하지만 주당들의 꽃은 '맥주 보이'가 아닐까 싶네요.

외국인 팬들이 맥주 보이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외국인 팬들이 맥주 보이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야구장에서 맥주를 파는 맥주 보이를 단속하겠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했었습니다. 관중석 이동 판매는 '허용된 장소에서 주류를 팔아야 한다'는 현행법에 위배 된다는 해석을 들고 나온 것인데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울푸드(soul food)의 친구를 건든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야구팬들은 즉각 반발했고 국세청과 식약처는 빗발치는 항의와 비난를 견디지 못하고 4일만에 슬며시 규제를 철회 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야구는 삶과 문화 그 자체입니다. 오랜 야구역사 만큼이나 벤더(행상)들의 역사 또한 길죠. 맥주 벤더들 중에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명물도 많습니다. 비루걸(beer girl)로 불리는 일본의 맥주 판매원은 아이돌 지망생들이 인지도를 올리는 방편으로 이용된다고 하네요. 깜찍한 외모와 인기덕에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야구장 관중석 곳곳을 누비는 맥주 보이는 우리나라 야구팬들 사이에선 '맥돌이'라는 애칭으로 불립니다. 평균 20㎏의 장비를 짊어지고 뛰어다녀야 하기에 남성팬들 사이에선 군장비를 메고 산악행군하는 군인들과 곧잘 비교가 됩니다. 시급은 일반 아르바이트보다 조금 더 높지만 노동강도를 본다면 그리 높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맥주 보이가 야구장 관중석에서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맥주 보이가 야구장 관중석에서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맥주 보이들은 보통 경기시작 30분 전부터 7회말까지 생맥주를 판매한다고 하네요. 맥주 탱크 1통에서는 평균 18잔 정도 나오며 한 잔 가격은 3500원. 한 경기에 적게는 3통, 많게는 8통까지 판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급여에 판매액에 따라 추가 수당이 주어집니다. 맥주보이들은 고되고 힘들지만 매회 야구경기를 직관할 뿐 만 아니라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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