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의 초이스톡]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7.08.01 05:00 / 수정: 2017.09.01 17:37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더팩트 | 최용민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의 시초가 된 뉴욕양키즈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입니다. 리우 올림픽 펜싱과 사격에서 기적같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박상영과 진종오의 투혼으로 다시한 번 회자 됐던 명언이기도 합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펄쩍 뛰며  환호하고 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펄쩍 뛰며 환호하고 있다.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LG 박용택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LG 박용택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

'기적'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안될 줄 알면서 기다리는 막연함과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뒤섞인 단어죠. 지난 27일 넥센과 LG의 잠실전, 2-3으로 패색이 짙던 LG의 9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입니다. 더그아웃 선수들과 관중석 팬들은 기적을 바라는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무력감에 젖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박용택이 긴장된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섭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홈을 밟으며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홈을 밟으며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환영 받고 있는 LG 박용택
환영 받고 있는 LG 박용택


LG 박용택의 절묘한 밀어치기 타구, 모두가 반신반의 하며 타구를 바라봅니다. 촉이 온 TV 중계 캐스터의 커져가는 동공과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목소리. "이번엔 왼쪽으로 날아 갑니다. 이 타구~ 담장~~~~~~밖으로~~~~~~넘어갑니다!!". 사라진 박용택의 타구. TV 속 중계진들의 흥분과 괴성이 트위터와 우퍼속에서 뒤엉키며 사방으로 뿜어집니다. 절망적인 심정으로 지켜보던 LG팬들의 체증은 수직 상승된 엔돌핀이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뻥~ 뚫어 버립니다. 반대로 넥센팬들은 역전패 당한 아픔보다 그 진기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한 순간입니다.

20년 가까운 스포츠현장 취재서 9회말 투아웃에서 대역전극이 펼쳐지는 장면을 지켜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취재진도 그렇고 팬들의 짜릿함은 절정에 다다릅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LG 박용택이 9회말 2사1루서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뒤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양상문 감독과 포옹을 나누는 LG 박용택
양상문 감독과 포옹을 나누는 LG 박용택


흔히들 야구 경기를 인생에 비유하곤 합니다. 반드시 1루를 시작으로 2.3루를 거쳐 홈으로 들어가야 하는 득점 궤적이 마치 인생의 족적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네 인생에서는 원치 않지만 맞닥뜨려야 하는 라이프사이클이 있습니다. 9회말 투아웃 같은 절망적인 시간도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난데없는 인생의 변화구를 받아쳐야 하는 상황에서 몰려오는 패배감과 두려움은 뇌 조직에 상처를 입은 것처럼 깊은 상실감을 종용 받습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겨지는 상황이 닥친다면 그 지점이 바로 시작점이라고 합니다. 이 법칙은 주식이나 사랑, 전쟁, 인생에도 예외가 없다고 하죠.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은 언제나 당신 곁에 있습니다. 남아있는 아웃카운트 하나에 드라마틱한 역전의 꿈을 담으세요. 그리고 외치세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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