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탈출구는 공무원 뿐?', 고난의 노량진 공시생 24시
입력: 2017.07.28 05:00 / 수정: 2017.07.28 05:00
소리 없는 전쟁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명모 씨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소리 없는 전쟁'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명모 씨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 | 이덕인 기자]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어요..."

내년 상반기 법원사무직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명모(32)씨의 한탄이다. 고난의 길인 줄 알지만 새로운 직업을 찾기에는 지난 세월이 너무 아깝고, 새 진로를 찾아 방향을 틀기에는 나이 또한 제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법과대학으로 명문인 S대를 다니며 2011년, 검사를 목표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 결과는 항상 아쉬웠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로스쿨 제도가 생겨 진로에 차질이 생겼다. 홀로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집안 사정도 눈에 밟혔다. 고민 끝에 눈을 낮춰 9급 공무원 준비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그는 어머니에게 용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학원비를 충당하고 있다. 취업 등 스트레스로 심근육 장애가 생겨 분기마다 대학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다. 시간과 청춘, 건강까지 잃어가지만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기엔 늦은 것 같아 오늘 밤도 불 꺼진 방에서 한 줄기 불빛에 의지해 책을 편다.

노량진 학원 수업이 끝난 후, 방화동의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공시생 명모 씨.
노량진 학원 수업이 끝난 후, 방화동의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공시생 명모 씨.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는 일과 공부를 병행한다.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는 일과 공부를 병행한다.

밝은 앞날을 꿈꾸며 오늘도 묵묵히 일에 매진한다.
밝은 앞날을 꿈꾸며 오늘도 묵묵히 일에 매진한다.

지난 20일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 준비 학원. 취준생 3명 중 1명이 공시생인 만큼 합격 경쟁률이 치열하다.
지난 20일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 준비 학원. 취준생 3명 중 1명이 공시생인 만큼 합격 경쟁률이 치열하다.

새로 구매한 문제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새로 구매한 문제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숨소리만 존재하는 강의실.
숨소리만 존재하는 강의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눈앞을 아른거리는 단어... 합격
눈앞을 아른거리는 단어... '합격'

한푼이라도 아끼려 찾은 노량진의 오래된 문구점.
한푼이라도 아끼려 찾은 노량진의 오래된 문구점.

이제 지겨운 취준생을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다.
이제 지겨운 '취준생'을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다.

마지막 수첩이 되길...
마지막 수첩이 되길...

해가 긴 노량진의 하루.
해가 긴 노량진의 하루.

어머니가 홀로 계신 방화동 본가를 찾은 명모 씨.
어머니가 홀로 계신 방화동 본가를 찾은 명모 씨.

집안일을 돕고 또다시 편 책.
집안일을 돕고 또다시 편 책.

역대급 취업난...공무원이라는 한줄기 빛.
'역대급' 취업난...'공무원'이라는 한줄기 빛.

점점 늦어지는 결혼.
점점 늦어지는 결혼.


또한, 분기마다 찾는 종합병원.
또한, 분기마다 찾는 종합병원.


스트레스로 혈관이 심근육에 묻혀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로 혈관이 심근육에 묻혀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진료 후 노량진 컵밥거리에서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
진료 후 노량진 컵밥거리에서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지난 수업의 내용을 되새긴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지난 수업의 내용을 되새긴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취업준비생이 공무원에 쏠리는 이유는 뭘까?
취업준비생이 공무원에 쏠리는 이유는 뭘까?

이 답답한 고시원에서 청춘과 건강까지 잃어가며 공무원을 꿈꾸는 것은...
이 답답한 고시원에서 청춘과 건강까지 잃어가며 공무원을 꿈꾸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지금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지금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올해 4120명을 뽑는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응시에 22만2650명이 지원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쟁률은 지난해 51.6대1에서 올해 54대1로 높아졌다. 전체 지원자 평균 나이는 28.5살이다. 29살 이하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2만3412명, 30살 이상 지원자는 8057명 늘어났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위해 뽑는 인원을 늘렸지만, 지원자가 늘어난 폭이 더 크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면서 국가 경제도 큰 손실을 입고 있다. '공무원시험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공시생 증가로 연간 17조 1429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thelong05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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