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0시가 넘은 시각, 서울 종로 1가 정류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장인과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버스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
[더팩트 | 배정한·남윤호 기자] 대한민국은 피곤하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오전 일찍 제대로 떠지지 않은 눈을 비비며 '지옥철(혹은 버스)' 등으로 불리는 대중교통에 몸을 맡긴다. 그리곤 언제 끝날지 모를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현실을 두고 우리는 '프로야근러(야근을 자주 하는 사람)', '월화수목금금금(주말 없이 일주일 내내 일하는 일정)', '사축(회사에서 길러지는 동물)' 등의 신조어로 스스로에게 조소를 보내기도 한다.
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밤. |
실제로 지난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1인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35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길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선 2273시간으로 회원국 가운데 1위라고 발표했다. 어떤 자료를 따져본다 해도 OECD 평균(1766시간)보다 447~507시간 긴 셈이다.
이러한 고질적인 병폐를 두고 사회 각계 각층에선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데에 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출마한 다섯 후보들도 근로시간단축에 대한 방편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 주인공은...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힌 기업 속 직장인들. |
대한민국은 언제쯤 저녁이 있는, 가족과 둘러 앉아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지금도 우리는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10대엔 대학 입시, 20대엔 취업을, 이후엔 노동을 하며 매일 쓸쓸하고 고단한 저녁을 보내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방안이 필요한 때이다.
밤까지 일에 열중하는, 그 이름은 '노동자'. |
끝나지 않는 야근. |
업무의 연장선인 회식. |
한잔 술만이 유일한 위로가 된 사회. |
이렇게 가장의 어깨는 무거워만 갑니다. |
아이들 또한 대학 진학의 꿈을 품고 야간 자율학습에 몰두하고 있다. |
하교하면 다시 학원으로 등원. |
학생들의 밤도 어른 못지 않게 길어 보입니다. |
취업의 문턱에 선 대학생들...도서관의 밤은 깊어가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
험난한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그들도 불을 끄지 못합니다. |
늦은 밤, 불이 환하게 켜진 노량진 고시학원. |
힘든 하루를 마친 학생들이 컵밥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
고민에 갇힌 청년들의 깊은 밤 |
밤 11시가 넘어도 혼잡한 귀갓길. |
대한민국의 밤은 밝지만, 힘이 듭니다. |
그래도 언젠가 빛이 보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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