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사진관] 세계적인 탄핵 사례… '씁쓸한 권력자의 퇴장'
입력: 2017.03.17 05:00 / 수정: 2017.03.17 08:52
자연인 박근혜의 미소 파면된 지 사흘째인 12일 저녁 청와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웃음을 짓고 있다. /남윤호 기자
'자연인' 박근혜의 미소 파면된 지 사흘째인 12일 저녁 청와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웃음을 짓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사진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이자 첫 부녀대통령이라는 영광에서 첫 탄핵대통령이라는 오명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 이번 탄핵은 대통령일지라도 결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며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켰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세계적으로도 이런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두고두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권력자들의 결말. 박 전 대통령 이전에 탄핵된 세계 지도자들의 사례를 되짚어 봤다.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이전 가장 최근 사례는 브라질이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재선 당시 국가의 재정 적자를 숨기기 위해 국영은행 자금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2016년 8월 탄핵됐다. 호세프는 탄핵 가결 하루 만에 대법원에 탄핵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탄핵무효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호세프는 이를 수용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2016년 8월 31일 (현지시각) 탄핵으로 대통령궁을 떠나기 전 연설을 하는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게티이미지
2016년 8월 31일 (현지시각) 탄핵으로 대통령궁을 떠나기 전 연설을 하는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게티이미지

호세프는 탄핵 가결 하루 만에 대법원에 탄핵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탄핵무효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티이미지
호세프는 탄핵 가결 하루 만에 대법원에 탄핵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탄핵무효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티이미지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게 인사하는 호세프 /게티이미지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게 인사하는 호세프 /게티이미지

인도네시아,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민주적인 선거로 뽑힌 첫 대통령이었으나, 집권 2년 만인 2001년 공금횡령 등 부패 혐의와 경제 및 정치적 위기에 대한 무능력을 이유로 탄핵됐다.

2011년 7월 26일 (현지시각) 마지막 연설을 하는 압둘라만 와히드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게티이미지
2011년 7월 26일 (현지시각) 마지막 연설을 하는 압둘라만 와히드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게티이미지


페루,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각종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일본으로 도피해 팩스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페루 국회는 사임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2000년 11월 의회에서 탄핵된 후지모리는 선거조작, 부정 축재 등으로 25년형을 선고 받고 페루로 강제 송환돼 수감생활 중이다.

2000년 11월  21일 (현지시각) 일본 도쿄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첫 공식석상에 나온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게티이미지
2000년 11월 21일 (현지시각) 일본 도쿄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첫 공식석상에 나온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게티이미지


미국,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반면 탄핵안이 발의된 후 사임을 결정한 대통령도 있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며 여론의 압박이 커지자 닉슨은 1974년 8월 8일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역사상 임기 중 사임을 결정한 첫 사례다. 닉슨은 퇴임사에서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국익은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해야한다”는 말로 최소한의 양심을 지켰다.

1974년 8월 9일 백악관에서 사임 연설을 하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
1974년 8월 9일 백악관에서 사임 연설을 하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

그 밖에 파라과이, 필리핀, 브라질... 세계의 탄핵 대통령

파라과이의 페르난도 루고, 필리핀의 조지프 에스트라다, 브라질의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 역시 탄핵안 발의 후 스스로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이밖에도 리투아니아의 롤란다스 팍사스, 베네수엘라의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 등도 탄핵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한민국, 박근혜 전 대통령

다시 박 전 대통령으로 돌아가 보자.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세 차례의 담화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헌재의 탄핵 인용으로 결국 파면이 됐을 때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파면된지 사흘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들어갈 때까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친박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도 정작 국민들을 향한 메시지는 남기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서 대변인을 맡았던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사실상 불복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최종 선고일인 10일 탄핵 인용으로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당시 청와대의 적막한 모습(위). 다음날인 11일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청와대에서 사라졌다. /배정한·남용희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최종 선고일인 10일 탄핵 인용으로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당시 청와대의 적막한 모습(위). 다음날인 11일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청와대에서 사라졌다. /배정한·남용희 기자

파면 사흘만인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새롬 기자
파면 사흘만인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새롬 기자


청와대에서 나와 반포대교로 진입하는 박 전 대통령 차량 /이효균 기자
청와대에서 나와 반포대교로 진입하는 박 전 대통령 차량 /이효균 기자

삼성동 사저로 들어오는 박 전 대통령이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삼성동 사저로 들어오는 박 전 대통령이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손범규 변호인(가운데) 등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박 전 대통령 /남윤호 기자
손범규 변호인(가운데) 등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박 전 대통령 /남윤호 기자


박 전 대통령의 해맑은 미소 /남윤호 기자
박 전 대통령의 해맑은 미소 /남윤호 기자



경호원의 인사를 받으며 사저로 들어서는 박 전 대통령 /배정한 기자
경호원의 인사를 받으며 사저로 들어서는 박 전 대통령 /배정한 기자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가운데)이 삼성동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메모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가운데)이 삼성동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메모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간 지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1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에서 자연인, 피의자 신분까지 전락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에서 어떤 모습으로 또 무슨 이야기를 할 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리=이새롬 기자>

saeroml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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