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예정' 노량진수산시장 신축 건물로 이전을 두고 수산업협동조합과 상인들의 대립이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구 노량진수산시장 난간에 '청결예정'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 | 남윤호 기자] 최근 노량진수산시장엔 겨울바람보다 차가운 '현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이 신(新)시장과 구(舊)시장으로 갈라선 지 10개월. 노량진수산시장의 소유주체인 수산업협동조합은 지난해 3월부터 노량진 수산시장을 현대화된 신축 건물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노량진수산시장은 두 쪽이 난 상태다.
600여 명이었던 상인 중 200여 명의 상인들이 높은 임대료와 공간을 문제로 이전을 거부하고 있으며, 구시장을 지키기로 결정하면서 이웃들간 갈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민족 대명절인 설 임에도 불구하고 구매자의 소비심리가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고 상인들간의 반목으로 시장은 더욱 스산한 분위기다. 상인 성모 씨는 "예년 설 때와 비교하면 손님과 매출이 모두 반으로 줄었다. 평일에는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마저도 뚝 끊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구 시장에 남은 상인들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법적으로 무단 점유에 해당해 이전 혹은 폐업의 수순이 예상되고 있다.
'노량진으로 향하는 길' 구 시장을 찾는 발길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수없이 많은 이들이 찾았던 시민들의 발길이 느껴진다. |
'태극기를 그리다' 노량진 전철역과 노량진수산시장 연결 출입 통로엔 태극기들이 그려져 있다. 건물 벽면마다 적힌 '철거예정' 표시가 태극기 위엔 적히지 않기 때문. |
'폥쇙?' 시장을 둘러보는 시민 너머로 폐쇄 위에 덧 쓰인 '폥쇙' 표시가 눈에 띈다. |
'떠난 이와 남은 이' 수도와 전기가 끊긴 상가 상인들은 신축 건물로 이전. 텅 빈 상가 창 너머엔 영업을 계속하는 시장 상인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
'빈 복도' 수산업과 관련한 사무실들이 모두 공실로 변해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
'빈 자리' 노량진수산시장 한 켠에 상인이 떠나간 자리가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다. |
'떠나간다' 신축 건물로 이전한 상인들로 붐비던 시장 곳곳엔 빈자리들이 늘어가고 있다. |
'한산한 시장' 설을 나흘 앞둔 25일 노량진수산시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
'상인이 보는 하늘' 어두컴컴한 시장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오래된 창에 철거라는 표시가 돼 있다. |
'소주잔 기울이던 그 곳' 회를 떠오거나 생물 대게, 새우 등 해산물을 사 오면 자릿값을 받고 상을 봐주는 식당이 아직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4호 매점과 나란히 자리한 5호, 6호 매점 주인은 폐업과 이전을 결정했다. |
'단수' 4호 매점 관계자는 "잘 나오던 물이 사흘째 나오지 않는다"며 "누군가 장난을 치는 건지 동파가 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이전 완료' 전기와 수도가 끊기며 시장 옆에서 장사를 하던 상가 상인들은 떠나고 빈 상가만 남아 있다. |
'찻집' 시장 구석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상인들의 몸을 녹였던 찻집은 온기를 잃었다. |
'경비' 사설업체의 경비를 받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 |
'공고문과 박근혜 퇴진' 시장 외곽에 있는 건물은 합판으로 막힌 채 출입이 금해지고 있다. |
'다른 계획' 시장 외벽에 적힌 '철거예정'과 달리 상인들의 계획은 '청결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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