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정준 코치 |
[더팩트| 최용민 기자]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 '구설수'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말과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상황이죠. 구설수의 필요조건은 이기적인 행동과 시기심 유발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전자라면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상황은 후자일겁니다. 뒷담화로 시작된 구설수는 잠재돼 있던 불만이나 오해, 시기, 질투들이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분한 시간을 알차게 죽이기 위한 호사가들의 입방아까지 얹어지면 없던 일도 마치 사실인 양 왜곡,와전 되기도 합니다. 구설수의 사전적 의미를 뒤집어 보면 개인의 명예와 관계돼 당사자에게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이 가해집니다. 무책임하게 내뱉는 말은 '양날의 검'처럼 타인뿐 아니라 내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전력분석중인 김정준 코치 |
최근 한화 김성근 감독의 아들 김정준 전력분석코치도 구설수에 휘말리며 곤혹스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부자지간인 김 감독과 김 코치에 대해 그동안 팀 내서도 불편한 시선이 있었다고 하네요. 외국인 선수 로저스와 불화설이나 최근 팀을 떠난 고바야시 코치의 사퇴와 맞물려 쌓여있던 불만들이 외부로 표출되며 일파만파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여러가지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김 코치의 보직이 문제인 듯 합니다. 투수, 타자, 포수,야수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토털 코디네이션 코치라는 역할인데요. 국내는 물론 야구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에서도 없는 생소한 개념입니다. 분업화와 세분화 된 현대야구에서 전담코치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올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속내를 더 들여다 보면 김 코치가 김 감독의 아들이라는 '금수저' 논란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팀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감독의 아들로 코치 위의 코치, 다시말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는 다소 억지스런 루머들도 카더라 통신의 먹이가 돼 여기저기 옮겨졌습니다. 각 분야 코치를 보조하는게 주업무이나 오히려 코치들을 주도하는 감독 아래 부감독이라는 비아냥에 성적까지 바닥을 치니 팀 분위기를 망친다는 비난의 화살들이 김 코치에게 쏟아진 것 같습니다.
선수들과 훈련중인 김정준 코치 |
김 코치는 SNS를 이용해 항간에 떠도는 루머를 반박하는 장문의 해명성 글을 올렸으나 모두 삭제했다고 합니다. 긴 글 속에 자신의 심경을 담아 안타까움을 토로했지만 구단과 상의없이 독단적 행동으로 감정표출을 했다는 비난을 샀습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간 공방전도 뜨거웠다고 하네요. 본인의 억울함과 치미는 화는 이해되나 과정과 방법에서 아쉬움을 남기는군요. 구설수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해명이나 변명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해명하는 그순간 또 다른 시비와 물음표들이 연쇄작용을 합니다. 실체가 있건 없건 말이죠.
최근 자신과 관련한 구설수에 표정이 밝지 못한 한화 김정준 코치 |
김 코치에게 일련의 상황들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 일테지만 답답함과 억울함을 호소하기 앞서 왜 이런 일들이 불거졌는지 주변상황과 나를 냉정하게 객관화하길 바랍니다. 본인과 관계된 주변상황들이 빌미가 돼 나 스스로 인식 못하는 사이 불편한 시선들이 촉발 됐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해명은 그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지 안에 항상 해답지가 붙어 있듯이 나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면 그 문제의 해답 또한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심리적 실타래는 더욱 꼬이게 됩니다. 간단명료하게 생각해야 오히려 쉽게 풀린다는 '고르디온 매듭'의 메시지를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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