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의 초이스톡] 아듀~ 허재, '재봉춘'을 기대하며!
입력: 2015.02.14 06:00 / 수정: 2015.02.13 22:23

'농구 대통령' 허재 전격 사퇴!

지난 9일 각종 미디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소식 입니다. 갑작스런 '농구 대통령'의 '하야' 소식에 많은 팬들은 놀람과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전술은 없고 소리나 고래고래 지른다고 비아냥 대던 사람들도 그리 맘은 편치 않을 듯합니다. 사퇴의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라고 하지만 정수리부터 빠져가는 머리와 푸석푸석 탈색 되어가는 그의 안색, 하얗게 세어가는 머리로 미뤄 볼 때 자존심의 상처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아닐까요?.

얼마 전 허재 감독과 '절친'인 부산KT 전창진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급기야 시즌 중 병원 신세까지 져야 했지요. 한경기 한경기 감독직을 내놓고 치르는 경기다 보니 결과에 따른 압박감은 말로는 표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경기장서 허재 감독을 지켜보는 취재진들은 허 감독의 사퇴는 이미 예고된 것으로 기정사실화 했었습니다.

실제로 허재 감독은 이미 구단에 여려 차례 사퇴의사를 전했다고 하네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뭐, 일단은 그냥 쉬어야지, 그동안 힘들었어"라며 10년동안의 감독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는 허재 감독,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떠나길 바랍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허재 감독과 술자리를 같이 한적이 있었습니다. TG삼보 시절 플레잉코치로 활약할 때 인생사를 놓고 얘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술잔을 기울였던 기억이 나네요. 북한 리명훈과 호텔방에서 선물용으로 사놨던 양주를 마시다 동나자 잠자고 있는 최인선 감독을 깨워 양주를 마셨던 얘기부터 "대한민국의 뱀이란 뱀은 다 먹어 본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던, 투박했지만 꾸밈없는 진솔한 그의 얘기를 참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술자리 마지막 즈음에 "인생 뭐있냐, 그냥 열심히 살면 되지"란 그의 말이 아직도 잔상처럼 남아 있네요.

지난 10년간 쉼없이 열심히 달려온 허재 감독, 그에게는 휴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쉬는 동안 밖으로 향했던 시선들과 생각들을 내면으로 돌리는 시간도 필요하겠죠. 불우한 처지에 놓였던 사람이나 쇠하던 일이 봄을 맞은 듯이 회복됨을 이르는 말이라는 '재봉춘(再捧春)', 허재 감독의 농구 인생에도 다시 한 번 재봉춘을 맞이하길 기대해 봅니다.

[더팩트|최용민 기자 leebean@tf.co.kr]
[사진팀 phot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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