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레이싱걸 최유정·이지은 "직업상 노출…색안경은 그만"

"길가다 중년 남성이 엉덩이 툭", "위계질서? 다들 힘들게 고생하는데…"

현재 국내 레이싱모델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스타급 모델 최유정과 신예 이지은을 한자리로 모았다. 취중토크를 핑계(?)삼아 그들의 속내를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또 이들에겐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몇몇 오해들에 대해 솔직하게 들어봤다.

가장 ‘핫’한 레이싱퀸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최유정은 많은 팬카페 회원수를 자랑한다. 이에 반해 모터쇼 경력이 전부인 이지은은 스타 모델과 연기자 꿈을 동시에 꾸는 ‘초짜’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력에 맞게 다른 얘기를 꺼내기도 했지만 같은 분야의 종사자들로서 같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묻겠습니다. 스폰서 제의 등 은밀한 제안을 받아봤나요?

최유정(이하 최): 솔직히 미니홈피 쪽지나 카페를 통해서 그런 제의가 많은 건 사실이에요. 물론 그리고 정말 변태 성향의 글을 남기는 이들도 있죠. 이 모든 게 저나 다른 동료들에게 대한 편견 때문에 빚어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정말 알뜰하고 착한 선후배들이 많은데….

이지은(이하 이): 저도 신인이지만 스폰서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정말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지. 그렇게까지 해서 성공하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그러기 위해선 두배, 세배 열심히 노력을 해야겠죠.

-그런 걸 직접적으로 경험해본 적은 있나요? 가령 성추행 비슷한 것이라든지…

최: 전 특별하게 그런 경험이 있었던 건 없었어요. 언어적으로는 겪어본 적은 있지만요. 이제는 이해하고 넘기려고 해도 속은 당연히 상하죠.

이: 직접 겪은 적이 있어요. 어느 날 저녁에 같은 아파트 옆동 사는 친구집을 가는데 한 중년 남성이 자전거 타고 가면서 갑자기 제 엉덩이를 툭 치고 가더라구요. 그때 깜짝 놀라서 소리치는 사이에 재빨리 도망가버렸어요. 그 후론 밤에 나갈 때 주위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어요.

-이제 화제를 전환해서, 유정씨는 대표적인 레이싱 모델 중 한 명입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최: ‘좀 더 프로의식을 가져라’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직업특성상 팬들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가끔씩 겸손하지 못할 때를 종종 봅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프로의식을 가지고 겸손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은씨는 차별화된 본인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단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봐요.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성공한 사람들의 마인드를 많이 벤치마킹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것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일단 기본 마음가짐과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둘 다 남자친구는 있나요?

최: 지금은 없어요. ‘20대 중반에 꼭 결혼해야지’라고 마음 먹었는데,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더군요. 어릴 적부터 현모양처가 꿈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꿈이죠.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조카가 있는데 정말 너무 예쁜데, 진짜 결혼해서 내 아이가 생기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좋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이상형은 성실하고 나 안 굶기는 착한 사람이면 좋아요.

이: 저도 아직 없어요. 좋은 사람이 있으면 꼭 만나고 싶습니다. 내 직업을 존중해 줄 수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나 또한 존경할 수 있는 남자라면 더 좋겠구요.

-선후배로서 연차가 좀 나는 거 같은데 이렇게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이쪽 업계에서도 위계질서가 분명하다고 들었는데…

최: 솔직히 그러진 않다. 물론 다 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로 관계가 좋은 편이다. 가끔씩 어렵게 생각하는 후배들도 있긴 하지만요.(웃음) 서로 힘들게 고생하잖아요. 그래서 잘 대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이: 유정 언니는 경력으로도 대선배인데, 이렇게 친하게 지낸다고 하면 주변에서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정말 후배를 잘 챙겨줘요. 내 생각은 위계질서라는 표현보다 선배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좋은 표현 같습니다. 특별한 위계질서는 없어요.

-유정씨는 연예계 진출할 생각은 없나요?

최: 지금은 레이싱 모델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방송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출연할 생각은 있으나 전향할 생각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뜨거운 형제들’에 소개팅녀로 꼭 출연하고 싶은 욕심도 들더라구요. 거기에 출연하면 정말 잘할 거 같아요.

-지은씨는 혹시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이: 인기 드라마였던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한예슬 분) 같은 역할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항상 모티브로 삼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예슬씨도 제일 닮고 싶기도 합니다.

-이제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할 얘기가 있다면?

최: 팬들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또 레이싱 모델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개선 됐으면 좋겠어요. 동료들을 보면 정말 끼도 많고 좋은 친구들이 많아요. 물론 직업상 노출은 피할 수는 없지만 꼭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으면 해요. 악플 때문에 상처받는 동료들이 많은데, 여러분들이 좀 자제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지은: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는 모델이 될게요.

<모드위크 = 공경민 기자 news@mode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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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1 14:35 입력 : 2011.12.01 14:3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