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셀트리온그룹, '은퇴 앞둔' 서정진 회장 없어도 될까?
입력: 2020.06.19 23:52 / 수정: 2020.06.19 23:52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올해 말 공식 은퇴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올해 말 공식 은퇴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서정진 회장 두 아들, 이사회 의장 역할 맡을 것"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서정진(63) 셀트리온 회장의 은퇴 시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셀트리온그룹에 명확한 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미래 먹거리을 발굴해 낸 서정진 회장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 회장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 회장은 경영과 소유를 분리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 글로벌 바이오제약사 일군 서정진 회장

지난 16일 증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종가 기준으로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셀트리온은 29만35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10만9000원, 셀트리온제약은 14만1300원을 기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및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회사의 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셀트리온의 주식은 18만 원대였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5만 원대, 4만 원대였다. 셀트리온 주식은 서 회장의 은퇴 발언 이후에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두 배가량 뛰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말 시총 합계는 32조 원대였으나 이달 61조 원대로 껑충 뛰었다.

셀트리온 주가가 급등세를 탄 이유는 서정진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발빠르게 진단 키트와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액을 받아 항체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이달에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시험에서 약물 효과와 가능성을 일부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의 외형 성장은 바이오시밀러가 이끌고 있고 향후 전망도 밝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은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허쥬마(유방암 치료제),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램시마SC(피하주사형 류마티스 치료제)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램시마와 트룩시마, 램시마SC 등의 연간 매출이 각 1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넓히고 있는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연간 1조 원 매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램시마SC는 IBD(염증성 장질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램시마SC는 기존 인플릭시맙의 약점인 낮은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인플릭시맙 시장과 TNF(종양괴사인자) 알파 억제제 시장까지 진출하면 1조 원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서 합성의약품 25개 이상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승인을 마치면 셀트리온은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게 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회장의 은퇴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회장의 은퇴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 서정진 회장, '소유·경영' 분리 의지 확고

셀트리온을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 입지를 다져놓은 서정진 회장은 올해 말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1월 신년회에서 "2020년 말 은퇴하겠다"라며 "남은 시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에서는 가업승계가 주를 이루고 있어 서정진 회장의 이러한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는 은퇴 후 유럽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의료 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격의료은 셀트리온의 차세대 사업 가운데 하나다. 서정진 회장이 회사 밖에서 셀트리온의 원격의료 사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그룹은 전문경영인이 맡을 전망이다. 현재 서정진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창업 공신인 기우성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기 부회장의 임기만료는 2023년 3월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서 회장 은퇴 후에도 기우성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진 회장이 이미 수차례 언론을 통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체제는 공고해질 전망이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향후 셀트리온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며 "자식들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일은 없고 이사회 의장으로서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장남인 서진석(36) 수석 부사장은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 서진석 부사장은 셀트리온 미등기임원이다. 서정진 회장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서진석 부사장이 내년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남인 서준석(33) 셀트리온 이사는 지난 2017년 박사급 과장으로 셀트리온연구소에 입사한 뒤 현재 생산업무를 지원하는 운영지원담당부서를 이끌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 경영은 전문경영이 맡고, 서정진 회장의 두 아들이 이사회 보드 멤버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사업회사인 셀트리온 지분을 20.03%를 들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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