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개점휴업' 케이뱅크, 경영 정상화 물거품…'플랜B'도
입력: 2020.03.10 22:35 / 수정: 2020.03.11 23:49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기사회생하려던 케이뱅크의 경영 정상화가 물거품이 됐다. /더팩트 DB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기사회생하려던 케이뱅크의 경영 정상화가 물거품이 됐다. /더팩트 DB

케이뱅크, 개점휴업 장기화 예상…'플랜B' 모색도 쉽지 않을듯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앞날에 먹구름이 짙게 꼈다. 대주주 자격요건을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개점휴업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케이뱅크 측은 '플랜B'를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5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개정안은 반대 82표, 찬성 75표로 부결됐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한도 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항목을 삭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이 불발되면서 케이뱅크의 경영 정상화에는 적신호가 들어왔다. 실탄을 채워줄 KT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며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이미 자본 부족으로 지난 1년간 신규대출을 막아놓은 상태다. 대출 중단으로 인해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액은 635억 원까지 늘어났다.

당초 케이뱅크는 KT가 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을 전제로 59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KT가 과거 담합 혐의에 발목이 잡혀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7월 276억 원을 유상증자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가 정상영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금조차 바닥을 보이며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자본 확충에 발목이 잡힌 케이뱅크의 개점 휴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자본 확충에 발목이 잡힌 케이뱅크의 개점 휴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업계는 케이뱅크의 개점 휴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이번 국회 회기 내엔 관련 법안이 재논의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재논의하기 위해서는 오는 6월 새 국회에서 다시 입법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KT의 계열사를 통한 우회 증자와 KT를 대신할 신규 주주를 영입하는 방안 등 '플랜B'가 거론되고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가 없는 KT의 계열사를 최대주주로 대신 내세우는 방법이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사용했던 방법이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동이 걸리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에 지분 16%를 양도해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주고, 나머지는 한국투자증권 대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양도함으로써 증자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우회하는 꼼수라는 비판이 불가피해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신규 투자자를 구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그러나 인터넷뱅킹 시장 경쟁이 이미 심화되고 핀테크 기업들까지 대거 들어온 상황에서 케이뱅크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이번 개정안 부결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며 "KT가 주도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아 경영 정상화하려던 케이뱅크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뱅크는 큰 난관에 봉착해 있어 자본금 확충을 위해 다각적 방안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해결 방안 모색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주사와 협의해 증자방안을 찾겠다"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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