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든든한 센터' 양효진·'거침없는 신예' 이재영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신고하며 8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주포' 김연경이 공격을 진두지휘한 가운데 주연 못지않은 '특급 조연' 양효진과 이재영의 맹활약이 빛났다.
한국은 6일(한국 시각) 브라질의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9-25, 25-15, 25-17, 25-)로 역전승했다. 수비 불안이 이어지며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으나 2세트부터 공수 안정을 찾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숙적' 일본을 기분 좋게 무찌른 한국은 1976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0년 만의 메달 획득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30점을 폭발한 김연경이었으나 32점을 합작한 양효진, 이재영의 활약이 없었다면 역전 드라마 역시 연출되지 않았다. 김연경이 스파이크를 시도하면 일본 수비진은 세 명의 선수가 블록을 할 만큼 집중 견제가 계속됐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많이 생겼고, 양효진과 이재영이 상대 방심을 파고들어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렸다.
센터 양효진은 네트 앞을 든든히 지키며 블로킹 4개와 서브 득점 4개를 포함해 21점을 기록했다. 1세트에서 3점, 2세트에서 4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린 양효진은 3세트부터 김연경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며 이정철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경기 초반 목적타 서브로 포문을 열었고, 세트 후반부엔 스파이크와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승부를 가른 4세트에선 연속 3득점으로 출발했고, 경기 막판엔 스파이크, 블로킹, 서브 에이스로 연속 3득점을 올렸고, 24-21에선 날카로운 스파이크 공격으로 직접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4~2015시즌 V리그 신인왕 출신 라이트 공격수 이재영 역시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감초 구실을 제대로 했다. 대표팀 막내에서 '특급 조커'로 거듭난 한판 대결이었다. 이재영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으나 교체 선수로 활약하며 11점을 보탰다. 1세트 후반부에 처음으로 코트를 밟은 이재영은 2세트부터 과감한 공격으로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강력한 스파이크는 물론 서브 득점까지 올리며 기세를 올렸고, 3세트에선 안정된 리시브로 수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마지막 4세트에선 16-10에서 17-14로 일본의 반격에 흔들리고 있던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올리며 상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역대 최고 멤버로 브라질 땅을 밟은 한국.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숙적' 일본을 만나 역전승을 따냈다. 지난 대회 득점왕과 MVP를 차지했던 김연경이 최다 득점을 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으나 양효진, 이재영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시나리오였다. '주연' 김연경에 '특급 조연' 양효진, 이재영이 써내려간 99분 역전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