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락의 '뒷담화'] 위기의 애플, 그리고 내 기억 속 '아이폰'
입력: 2016.07.28 16:39 / 수정: 2016.07.28 16:39

지난 2007년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에 의해 첫선을 보인 아이폰은 9년째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했으나 최근 2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6S. /더팩트DB
지난 2007년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에 의해 첫선을 보인 '아이폰'은 9년째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했으나 최근 2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6S'. /더팩트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고향인 울산에서 나고 자라 성인이 될 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정보통신기기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인 '아이폰'에 대해.

'아이폰'의 역사는 대학 시절과 맞물린다. 천덕꾸러기 생활을 시작할 무렵 당시 애플의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그리고 또 하나(and one more thing)'란 말과 함께 첫 '아이폰'을 공개했다. 이후 정보통신 업계는 '아이폰'이 연 스마트폰 세상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삼성과 LG가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아이폰'의 영향이 컸다.

'아이폰'에 대한 첫 기억은 '또래 여학생들이 좋아하던 제품'이다. 말 자체가 우습지만, 당시는 '디자인이 예쁜 휴대전화'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아이폰'의 혁신성을 그저 겉모습으로만 판단한 순박한 무지였다. '아이폰 무지자'로 살아가는 동안 애플은 매년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이며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 결과 우리는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는 세상에 살게 됐다.

'아이폰'과 가까워진 계기는 취재차 '아이폰6S' 국내 출시 현장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아이폰' 신제품을 사기 위해 2박 3일을 차가운 길바닥에서 보낸 사람들, '도대체 아이폰이 뭐기에'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폰'을 글로 배운 필자와 달리 그들에겐 제품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 애플은 매년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쌓아왔던 것이다. 그날 이후 여러 유명 회사들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현장을 다녀봤지만, '아이폰' 출시 현장만큼의 뜨거운 열기는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었다.

지금은 '아이폰'의 위력을 확실히 인정하게 됐다. 이동통신 대리점을 찾아 여러 제품에 대한 평가를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린 이후, '아이폰'의 인기를 더더욱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리점 직원들과 그곳에서 만난 고객들은 하나같이 '아이폰'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올 상반기 '갤럭시S7'과 'G5'가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와중에도 "'아이폰6S'가 제일 잘 팔린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더팩트DB
애플의 분기 매출이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더팩트DB

이런 '아이폰'이 현재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아이폰' 판매 부진이 원인이 돼 애플은 2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애플이 공개한 2016 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은 423억6000만 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감소했다. '아이폰'의 판매량은 404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들었다.

구태여 '아이폰'에 대한 지난 기억을 되짚은 이유도 실적 발표 후 애플과 '아이폰'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부정적인 분석이 많았지만, 그것을 떠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아이폰'이 등장할 때마다 들썩이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봤기에 '위기'나 '추락'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기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어쨌거나 내 기억 속 '아이폰'은 '갤럭시'의 본고장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외산폰'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개인적 경험으로만 비춰 애플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미래에 대해 논할 수 없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실제로 '아이폰'의 전성기는 다시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실적이라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애플의 전통적 성수기인 9월 분기까지는 지켜본 뒤 위기설을 제기하자는 의견이다. 애플은 오는 9월 주력 모델인 '아이폰7'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차기작에 대해 "위대한 혁신이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아이폰7'이 절박한 상황에 몰린 애플의 구원투수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만약 '아이폰7'마저 실패한다면 '아이폰의 신화는 끝난 게 맞다'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릴 것이다. '아이폰7'의 성공 여부, 애플의 혁신에 힘에 빠진 것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애플빠'가 아니다. 아이폰 위기설을 진중하게 분석했을 때 우리 '스마트폰'의 미래를 그려나갈수 있다는 차원에서 '신중론'을 말하는 것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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