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에 효과 ‘홍삼, 장기 복용시 부인과질환 유발 |
▲홍삼 |
[이철영 기자] 홍삼이 폐경기 여성의 불안, 안면홍조 등의 증상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 발표에, 오히려 홍삼을 오래 복용할 경우 부인과질환 및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젊은 한의사들의 모임인 참의료실천연합회(이하 참실련)는 이번 논문발표에 대해 “홍삼 효능이 증명된 것은 홍삼을 처방하는 한의사 입장에서는 참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홍삼은 폐경기 증상 모두에 무작정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특히 3개월 이상 장복할 경우 도리어 불면, 두통, 혈압오름, 가슴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심해지는 이른바 인삼오남용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며 홍삼의 장기간 복용을 경고했다.
또한 참실련은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하루 3g, 12주 동안 진행된 것으로 3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경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실련에 따르면 홍삼을3개월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인삼오남용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인 질출혈, 유방통, 유방부품 등이 부인과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무작정 홍삼이 폐경기 부인과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식의 보도는 오히려 약물의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
또 논문에서는 홍삼의 12주 투여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으나, 작년에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루어진 동물실험을 통해 장기간 많은 용량을 투여했을 경우, 홍삼 성분이 혈관벽을 파괴하는 독성을 갖는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참실련은 “홍삼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수많은 국민이 홍삼을 건강식품으로 애용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가 제시되고 있지 않아 향후 이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참고로, 미국과 유럽의 경우는 그 동안 홍삼 부작용 및 독성 보고, 기전 연구를 근거로 해 홍삼을 건강식품으로 복용할 경우 하루 2g이내, 복용기한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참실련의 주장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유경환 외래교수는 "홍삼의 여러 성분이 여성호르몬 대사에 관여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증명됐다”면서도 “하지만, 홍삼이 여성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능과 부작용 역시 동시에 존재한다. 약효라는 것은 오남용 하면 당연히 부작용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오래 전부터 홍삼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온 질출혈, 유방통, 유방부품 증상은 홍삼 과다복용 시에 약리작용이 과다해 나타난 부작용으로, 중단하지 않고 계속 복용할 때는 부인과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유방암, 자궁암, 자궁내막염, 자궁근종 등 호르몬 대사에 민감한 부인과질환이 있을 경우엔 홍삼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 고 밝혔다.
참실련은 “건강을 위해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먹는 홍삼이 도리어 국민들에게 부작용을 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보건당국의 홍삼이나 각종 건강식품에 대한 규제는 매우 미약하다”고 지적하며 관계당국의 성실한 관련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병석·서석교 교수팀은 45~60세 사이의 폐경여성 72명을 홍삼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으로 절반씩 나눠 12주간 비교 임상시험을 한 결과, 홍삼이 폐경 증상과 심혈관 질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