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중 학군 문제, 지역 교육계 최첨예 갈등 부상
효자초 제철중 전원 배정 반대 집회
포항지원청 앞에서 지곡단지 학부모와 교육청 관계자들이 대립하고 있다. /포항=오주섭 기자 |
[더팩트ㅣ포항=오주섭·김채은 기자] 경북 포항 지역 중학교 지역 학군을 두고 지역이 연일 시끄럽다.
11일 포항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지곡비대위)는 박채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포항교육지원청 앞에 수십 개의 근조 화환과 현수막과 피켓 등에 ‘도의원에 의해 원칙이 살해당한 포항교육에 조의를 표합니다’, ‘과대학교 후진교육’, ‘효자비대위(효자초 비상대책위원회) 앵무새 노릇 하는 박용선 박채아’라고 적혀 있었다. 심지어 ‘밤길에 뒷통수 조심해라’는 문구도 있었다.
이들의 불만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청이 지정한 중학교 학교군에서 포항제철중에 갈 수 있는 초등학교는 제철중 학구로 묶인 제철지곡초와 제철초다. 효자초는 포항시제1학교군 및 제철중 중 추첨으로 배정된다.
그런데 2011년 11월 포항시 남구 효성로에 있는 효자초 학부모들이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다음 해인 2012년 3월 효자초 졸업생 전원이 제철중으로 배정됐다.
이후부터 효자초 졸업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제철중은 60학급, 1700여 명의 학생을 떠안아 과밀학급이 됐다. 단일 학교 규모로 전국에서 최고다.
지곡비대위는 과밀학급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며 효자초 졸업생 전원을 제철중에 배정한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제철중도 정상적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효자초 입원정원을 조율해줄 것을 교육당국에 요청했다. 2022년 포항지원청은 2025년도부터 효자초 졸업생들을 추첨을 통해 포철중 외에 다른 중학교로 배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자 이번에는 효자비대위가 효자초 졸업생 전원을 제철중 배정을 요구하며 추첨 배정을 거부하는 집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결국 포항지원청은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16일 효자비대위의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공문을 제철중에 전달했다.
공문에는 △효자중 신설까지 효자초 졸업생 전원 배정 △학구 위반 학생 후순위 배정 △효자초 졸업생 전원 미수용시 제철중을 포항시제1학교군으로 통합 시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포항지원청 앞에 근조 화환이 늘어서 있다./포항=오주섭 기자 |
이를 두고 지곡비대위는 교육청과 국회의원, 도의원이 정당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효자비대위에 이끌려 다니며 교육 황폐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곡비대위는 "시·도의원 및 국회의원이 효자비대위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지곡비대위 면담 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며 "지곡단지 학생들이 올바른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여 향상된 학습권을 되찾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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