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대성동 주민 달랠 때
3만 종교행사 평화누리 대관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현장 모습./파주시 |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관광공사가 접경지역 안보관광지와 관련해 경기도와의 엇박자 행보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한 종교단체의 임진각 평화누리 대관 요청을 승인했다가 김동연 도지사의 지시에 이를 취소, 손해배상청구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놓인 것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탈북자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에 파주를 ‘위험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강경책을 구사해왔는데, 관광공사는 이런 기조에 안이하게 대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관광공사는 지난달 30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예정됐던 신천지의 대관 승인을 전날(29일) 갑작스레 취소했다.
'애드벌룬, 드론, 폭죽 등 행사 계획에 북한을 자극할 요소가 있다'는 것 등이 이유였다.
신천지는 같은 달 29~31일 평화누리를 빌려 30일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을 열 계획이었다.
신천시는 지난 7월 22일 대관 승인을 통보받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난달 2일 완납하고 16일 특수효과 불꽃 사용 등에 대한 안전점검 심의도 받았다.
경기도가 하루 전날(15일) 파주시와 김포시, 연천군 등 3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대북전단 살포 차단을 위해 긴급 대응하는 상황이었으나 관광공사는 어떤 사전예고나 제재도 하지 않은 것이다.
신천지 측은 "관광공사가 이후에도 23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대관 취소 계획이 없다’는 공식 확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23일은 김 지사가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들을 직접 만난 당일이다. 김 지사는 이날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 마을 주민들을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다.
앞서 관광공사가 신천지 측과 대관을 논의하던 6~7월 역시 접경지역 안보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대북전단에 맞선 북한의 대남풍선 도발에 이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북한이 7월 18일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는 등 긴장감은 고조됐다.
경기도는 이미 6월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자단체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김 지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였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지 특성상 주말 대관을 거절하고 평일 신청이 들어와 승인을 내줬다"며 "대관 승인을 통보한 시점에서는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됐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신천지 측은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