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생명미술관·山史현대시100년관·기독교박물관·백석역사관, 지역 주민 문화생활에 도움"
보리생명미술관의 송계 박영대 화백이 작업실에서 작품에 붓을 뻗고 있다. /백석대학교 |
[더팩트ㅣ천안=박월복 기자] 백석대학교는 올해 수시모집부터 대학을 방문한 수험생의 부모들이 대학에서 준비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대학 내 백석역사박물관과 백석문화예술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백석대학교 입학관리처 관계자는 "마냥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이 대학의 다양한 콘텐츠를 누리고 값진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교직원들의 의견으로 투어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 면접으로 방문한 대학에서 이런 환대를 받은 건 처음"이라며 "마침 가을인데 문학관과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립 취지에서 '다른 대학과 같을 것이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백석대학교는 문화 콘텐츠에 진심이다. 우리나라 현대시 역사를 담은 ‘山史현대시100년관’과 송계 박영대 화백의 삶과 작품을 한데 모은 ‘보리생명미술관’,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기독교박물관’에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기증한 古성경부터 성경 시대 속 다양한 물건부터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유품인 뜨개모자까지 살펴볼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백석학원의 역사를 새긴 ‘백석역사관’도 눈여겨볼만 하다.
‘난 기독교인도 아닌데, 왜 기독교박물관을 들여다봐야 하는지’ 묻는 이들에게는 기독교박물관 ‘실감미디어실’을 추천한다. 이 세상이 창조되고 만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천지창조의 이야기를 담은 미디어 아트가 6분여간 영상과 소리를 가득 채운다.
기독교박물관 실감미디어실을 체험한 김영채(23·여) 씨는 "미디어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너무 감동적인 전시였다"며 "그 소리와 영상미에 압도됐다. 지인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16개의 프로젝터와 7개의 스피커는 이 공간을 전시실이 아닌 우주로, 지구로, 바다로, 숲으로 쉴 새 없이 이끈다. 머릿속 상상으로 존재하던 천지창조를 눈 앞에 펼쳐 보여주는 곳이다.
이날 실감미디어 콘텐츠를 관람한 천안시민 상지혜(62·여) 씨는 "압도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눈앞에 펼쳐지는 자연이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귀한 경험을 하게 돼 대학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유품이 있는 백석대학교는 기독교박물관의 마지막 즈음 ‘유관순특별관’을 마련했다. 대학에서 유관순연구소를 설립해 연구를 지원한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라고 기도했다는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유품인 ‘삼색 뜨개모자’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벽 한편에는 철창을 상징한 네모난 창 안에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사진을 전시했다. 해당 공간에서는 유관순 열사를 기념하고 동시에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장기려, 윤동주, 최용신, 이승훈, 박성춘 등 독립 운동가들의 초상화와 관련 문구, 일화를 담아 냈다.
지역 내에서는 물론 문학,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백석대 '山史현대시100년관'은 문학평론가 산사(山史) 김재홍 선생의 기증으로 지난 2013 11월 8일 설립됐다. 대학 내 시 전문 문학관이 있는 것은 백석대학교가 유일하다.
한국 현대시 태동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희귀 시집(김억의 ‘해파리의 노래’, 김동환의 ‘국경의 밤’ 등) 원로 및 중진 시인들의 초상 시화, 주요 화가들이 그린 시화, 대표 시인들의 육필 병풍과 액자, 족자 등을 주제별로 전시해 눈길을 끈다.
세계적 작가 송계 박영대 화백의 작품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영국박물관, 로고스갤러리, 미국 뉴욕 캐롤갤러리, 일본 도쿄 도쿄갤러리, 주일한국대사관, 서울 명동성당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송계 박영대 화백은 백석학원 설립 40주년 축하의 뜻을 담아 다수의 작품을 기증하며 ‘보리생명미술관’이 시작됐다.
한겨울 차갑게 얼어붙은 땅 속에서 푸른 생명을 이어오다 마침내 봄을 맞아 결실을 맺는 곡물이 보리다. 보리는 시련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과 인내력으로 질곡의 역사를 견뎌낸 우리 민족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화백은 말한다. 작품 ‘청맥’, ‘황맥’을 비롯해 ‘맥파’, ‘태소’, ‘생명의 씨앗’, ‘율과 생명’ 등이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시를 사랑한 화가’ 성옥 정창기 화백의 시화미술관은 지난 2023년 山史현대시100년관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기억 너머 기억’으로 백석대학교와 인연을 맺은 성옥 정창기 화백이 수년간 걸쳐 그려온 시화를 기증하며 시작됐고 오는 18일 그 문을 연다.
서예용 붓으로 시서화 형식의 서양화를 그리는 독특한 화풍이 작품의 특징이며 시화미술관에는 우리나라 사계를 그린 그의 작품을 시작으로 한국 현대시인 중 작고한 시인들의 대표 시를 담아 병풍 형식의 벽면에 펼쳤다. 매화, 나무, 산 시리즈 등 정 화백의 작품 세계를 담은 공간과 영상관도 마련돼 있다.
동양의 산수와 풍경을 신비롭고 다채롭게 표현하는 산당 윤천균 화백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윤 화백은 현대미술대전 대상,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우수상, 금상, 동경아시아미술대전 동상, 대한민국서화예술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으며 뉴욕 Kim&Park갤러리, 나비 Museum, 뉴욕시립도서관 등 국내외에서 다수 초대전 및 개인전을 열었고 창원비엔날레 퍼포먼스,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국립현대미술관) 등 단체전에 다수 참여했다. 윤 화백은 우리나라의 오원색을 주색으로 사용해 칠보, 석채와 큐빅으로 동양의 정적인 산수와 풍경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 세계를 가졌다.
장종현 백석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기독교박물관, 山史현대시100년관, 보리생명미술관, 백석역사관은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다양한 전시로 ‘하나님이 함께, 너와 내가 함께, 이웃과 함께’라는 대학의 모토를 실현하고 있다. 문화의 계절 가을, 많은 분들이 대학 캠퍼스와 전시관들을 둘러보며 마음의 평안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tfcc202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