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국고 지원 사단법인 성비위·직장 괴롭힘 논란…관리는 사각지대
입력: 2024.10.16 14:21 / 수정: 2024.10.16 14:21

경찰과 노동청 성비위 통보…가해자와 피해자 회의에 동석
대구시 "보조단체는 성폭력·2차피해 방지 지침 대상 아냐"


대구시청 전경./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시청 전경./대구=박성원 기자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국고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구의 한 사단법인에 근무하는 여성이 성추행에 이은 직장 내 괴롭힘과 2차 가해까지 겪고 있다고 토로했지만 대구시는 정작 관련 근거가 없어 개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단법인에서 성추행과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는 여성 A 씨가 7월 노동청과 경찰에 신고를 했음에도 이후 가해자와 분리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2차 피해를 읍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인 측은 "A 씨가 회사에 성추행을 피해를 알리고 B 씨와의 분리 조치를 요구해 분리 조치를 했으며 따돌림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A 씨는 "지난 8월 9일 B 씨가 전체회의를 주관해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도 직원들로부터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 등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A 씨에게 "가해자와 회의 때 마주친 것은 B 씨가 재직 중이어서 자신의 할 일을 한 것"이라며 "B 씨를 마주친 것도 최소한인 데다 노동청에서 관여할 수 있는 일이 한정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A 씨를 성추행하고 괴롭혔다는 혐의를 받는 전 대표인 B 씨는 지난달 말 사표를 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지난 8월 7일 강제성추행 혐의로 B 씨를 검찰에 송치했고 대구지방노동청은 이달 4일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혐의를 확인하고 사업장 개선 지도를 지시했다.

현재 해당 법인은 새로운 대표 C 씨와 여성 간부인 D 씨가 운영에 직접 관여를 하고 있지만 A 씨는 여전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새 대표인 C 씨는 B 씨와 오랫동안 같은 구청에서 업무를 한 이력이 있어 일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 법인 대표 C 씨는 "B 대표에 대한 문제는 일절 묻지도 말고 내가 답도 하지 않겠다. A 씨의 직장 내 괴롭힘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여성 간부 C 씨도 "A 씨와 B 씨의 분리 조치는 분명히 했다"며 A 씨와는 상반된 주장을 했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해 성추행과 직장 내 괴롭힘 건에 대해 노동청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지도를 마친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논란에 대해서는 "2차 피해의 경우 대구시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 지침이 보조단체에는 해당 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국고보조금과 기자재 관리 부실이 드러나면 시정권고나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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