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부천=김원태 기자] 감사원이 최근 5년 동안 192건의 수사 요청과 46건의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건태 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병) 의원이 공개한 감사원의 '수사요청·참고자료 송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2020년부터 2024년 9월까지 146건을 수사 요청하고, 46건의 수사 참고자료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
최근 5년 감사원 수사요청·참고자료 송부 현황. /이건태 의원실 |
감사원의 수사 요청과 참고자료 송부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을 기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2022년에 22건에 불과했던 감사원의 수사 요청은 2023년 46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까지 지난해와 맞먹는 45건을 수사 요청했다.
문제는 감사위원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감사원이 수사 요청과 참고자료 송부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의 '감사사무 처리규칙' 제65조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하고, 범죄 혐의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도 감사 자료를 수사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송부할 수 있다.
또한 감사원은 수사와 병행해 감사를 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감사원 감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감사원의 수사 요청과 참고자료 송부의 구체적인 내용은 감사원의 보도자료나 언론 취재를 통해 공공연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감사원은 정치적 감사라는 논란을 희석하고, 무죄 추정을 받아야 할 감사 대상에 죄가 있어 보이도록 하며 ‘피의사실 공표’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방송통신위원회 감사(2022년 9월) 및 방송문화진흥회 감사(2023년 8월)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건태 의원은 "감사원이 감사라는 명목으로 수사 요청과 참고자료 송부를 남발하며 공직사회 길들이기에 열중하고 있다"며 "정치적 감사라는 논란을 희석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저버린 수사 요청·참고자료 송부 관행에 제동을 걸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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