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오염수 해양 투기 후 지금까지 미개최·관련 예산조차 없어…"수산어업인 대변하는 수협 역할 방기"
윤준병 의원은 “수협중앙회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라고 부르는 것도 모자라, 일본정부가 현재 9차에 걸쳐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하고 있음에도,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대책위 개최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질타하고 “수산어업인을 보호한다는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즉각 수산어업인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실 |
[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수협중앙회를 필두로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가 조직됐지만, 올해 대책위원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산어업인을 대변하기 위한 수협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시·고창군) 의원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비하기 위한 전국 단위의 대응조직 구축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해 5월 17일 수협을 중심으로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가 조직됐다.
당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총괄대책위원장을 맡고, 권역별로 서해대책위원회(경인·충청), 서남해대책위원회(전북·전남), 남해대책위원회(경남·부산), 동해대책위원회(경북·강원), 제주대책위원회(제주) 등 5개 권역 지역대책위를 구성하고, 같은 날 1차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를 개최했다. 이어 지난해 8월 24일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 개시와 관련된 현황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차 대책위원회를 가졌다.
그러나 2023년 8월 24일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 개시 및 이에 대한 2차 대책위원회가 열린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동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9차에 걸쳐 총 7만 톤에 가까운 핵오염수(12조 베크렐에 달하는 삼중수소)를 바다에 투기했다.
이에 따라 수협이 책임과 역할을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협은 대책위 개최 및 활동을 위해 별도 편성한 예산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 진행했던 대책위원회 1·2차 회의 역시 별도 예산이 아닌, 해상풍력·바다모래·원전 대응 등 바다환경 보전을 위해 포괄적인 대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편성된 '바다환경보전 현장대응 예산(4500만 원)'을 활용해 행사 물품울 구입하거나 자료 제본 등에 총 247만 5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가 수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가 핵오염수 해양 투기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며 안전성을 피력하고 있는 모습과 비교할 때, 수협중앙회 역시 수산어업인이 아닌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작년 8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해양 투기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따른 피해가 없다며 벌써부터 안전성을 강변하는 등 국민들에게 사실 왜곡을 하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수산어업인을 대변하는 수협중앙회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라고 부르는 것도 모자라, 일본 정부가 현재 9차에 걸쳐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하고 있음에도,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대책위 개최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는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따른 전국 단위 대응조직 구축 및 수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대책 마련이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로써 보여주기식 위원회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며 "수산어업인을 보호한다는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즉각 수산어업인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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