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A고등학교 유도부원들이 기숙사로 이용했던 방. 기숙사로 인가 받지 않고 사용된 휴게실은 소방시설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곰팡이가 피어 있는 열악한 공간에서 6~8명이 생활했다./ 피해학부모 제공 |
[더팩트┃경북=박영우 기자] 경북 포항시 한 고등학교 유도부 학생이 학교에서 쫓겨난 뒤 혼자서 열흘 넘게 모텔에서 생활하는 등 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포항시 A고교 유도부 소속 B군은 코치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B군은 지난 7월 외출 후 학교 복귀가 늦었다는 이유로 코치로부터 기숙사 출입을 금지당했으며, 그 결과 학생 혼자 생활하기에 부적절한 숙박업소에서 10일 이상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측은 이 학대사건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고 방치하는 상황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코치는 여전히 출근을 하고 있어 가장 시급히 조치돼야 할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A고교 학교장은 현재 병가를 내고 휴직한 상태다. 이를 두고 학교 측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의심은 수개월 전 유도부 내에서 일부 선배들이 후배를 상대로 학대에 가까운 학교폭력을 행사했는데, 아직 학교에서는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경북교육청 역시 학교 측과 마찬가지로 방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 비판받고 있다.
학대 사건에 대해 교육청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교육청 측은 "아동학대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피해 학생의 부모를 분노케 했다.
B군의 부모는 코치와 교육청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A고교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유도부 기숙사가 휴게실을 개조한 비인가시설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곳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숙사는 소방시설 등 기본적인 안전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열악한 환경이며, 42㎡(12평)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6~8명의 학생이 함께 생활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이 입학할 때 주소 전입과 자취를 해야 한다는 점을 미리 설명했다"고 해명하고, "학생들이 기숙 생활을 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시설에 학생들이 생활하도록 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이자 방임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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