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김삼웅·한시준, 김 지사에 "경기도 독립기념관 명품 만들어달라"
"프랑스처럼, 경기도 독립 스토리 소중하게 발굴 반드시 추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옛 도지사 공관인 도담소로 이종찬 광복회장과 김삼웅(제7대), 한시준(제12대), 전 독립기념관장 등을 초청해 오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역대 독립기념관장들이 공개적으로 경기도의 독립기념관 건립 추진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경기도 |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제대로 된 역사와 독립 정신 선양을 위해 경기도는 바른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김삼웅,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님과 이종찬 광복회장님을 도담소로 모셨다. '경기도 독립기념관'의 취지를 설명드리고 고견을 듣는 귀한 자리였다"면서 이같이 다짐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지사의 결심이 독립운동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분에 넘치는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지사는 "특별히 오늘 점심은 '독립투사의 밥상'으로 준비했다"며 "김구 선생께서 일제의 탄압을 피해 드셨던 '대나무 주먹밥', 안중근 선생께서 하얼빈에서 즐겨드셨던 '꿔바로우', 서영해 선생께서 파리에서 드셨던 '해산물 스튜', 오건해 선생께서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하셨다는 '납작두부볶음'까지 곁들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옛 도지사 공관인 도담소로 이종찬 광복회장과 김삼웅(제7대), 한시준(제12대) 전 독립기념관장 등을 초청해 오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역대 독립기념관장들이 공개적으로 경기도의 독립기념관 건립 추진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오찬에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프랑스에는 레지스탕스 기념관이 백몇십 개가 있다"면서 기념관 건립에 찬성했다. 김 전 관장은 특히 "수원에 '김향화'라는 기생 독립운동가가 있었다.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내가 조선의 딸'이라고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뒤 투옥됐다가 실종된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생이라는 당시 최하층에도 독립운동가가 있었고, 도살하는 백정 중에도 독립운동가가 있었다. 3·1만세운동 밑바닥의 독립운동도 경기도 독립기념관에 담겼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오전 도담소에서 이종찬 광복회장, 김삼웅(제7대) 한시준(제12대) 전 독립기념관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경기도 |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 전 관장은 "교육과정에서 독립운동사를 배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결국은 사회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천안에 독립기념관이 있으나 국민 전체에 대한 독립운동사 교육 수준을 높이려면 기념관은 많을수록 좋은데, 경기도에서 시작하신다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감사의 뜻을 전한 뒤 "프랑스처럼, 우리 경기도도 독립 스토리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발굴해서 반드시 추념하겠다"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경기도 기념관의 건립 방향과 관련해 △경기도는 광복회와 긴밀히 협력해 수도권 독립기념관을 공식 추진 △경기도 독립기념관 천안 독립기념관의 상징성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 △경기도 독립기념관 글로벌하게 세대를 아우르고 AI 등 신기술을 종합해 세계적인 명품 독립기념관으로 추진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사님이 적기(지난달 29일)에 광복회에 들러 큰 용기를 주고 가셔서 광복회원들이 놀라고 있다"면서 "독립기념관은 건물만이 아니다. 독립운동사의 메카처럼 세계적인 명품기념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사실은 중앙정부에서 먼저 생각했어야 했는데, 지사님의 결심이 독립운동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김 지사는 "지금같은 혼란기에 이종찬 회장님 같은 분이 계셔서 다행"이라며 "단순히 건물 하나 짓는데 그치지 않겠다. 전시문화나 전시산업의 변화에 가장 앞장서서 응하고, 콘텐츠도 업그레이드하겠다. 뉴미디어와 친환경의 공간이면서 학예사나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메카로도 만들어 국민이 한번 오시면 또 오시고 싶은 기념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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