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맛’ 무장한 대구대 만학도 학과, 대학 축제 주막촌서 ‘인기’
입력: 2024.09.26 10:15 / 수정: 2024.09.26 10:15

글로컬라이프대학 50~60대 주부 학생들 요리 실력 뽐내
평소에도 봉사활동, 체육대회 등으로 단합 과시 눈길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주부 만학도들이 지난 24일 가을 축제에서 엄머 손맛을 자랑하고 있다./대구대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주부 만학도들이 지난 24일 가을 축제에서 '엄머 손맛'을 자랑하고 있다./대구대

[더팩트ㅣ대구=김승근 기자] 대학 축제의 꽃인 ‘주막촌’에서 평생교육 관련 학과의 만학도들이 운영하는 주막촌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대학 축제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26일 대구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저녁 경산캠퍼스 성산대로가 가을축제를 맞아 주막촌에 몰려든 학생들과 지역민들로 가득했다.

대로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30개 학과 주막에는 재치 넘치는 음식 이름으로 채워진 메뉴판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했다.

주막을 운영하는 20대 젊은 학생들은 지나가는 주로 학과 선·후배, 교수, 친구들을 손님으로 받는 ‘지인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호객행위(?)도 화려한 메뉴판도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 있었다. 바로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주막이었다. 글로컬라이프대학은 만학도라 불리는 성인학습자 23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이다.

이 주막에서는 50~60대 어머니 또래의 ‘학생들’이 뛰어난 요리 실력으로 일사분란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부추전, 오징어무침회, 소고기국밥, 두부김치, 납작만두, 순대볶음, 떡볶이, 어묵 등이 보였고, 가격도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였다.

만드는 학생들과 대조적으로 손님은 젊은 학생들이 상당수였다.

이곳을 찾은 조민규 학생(사회복지학과 4학년)은 "물가 대비 저렴한 데다 ‘엄마 손맛’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가게에서 팔아도 될 만큼 맛이 좋았고 양도 푸짐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생회장인 실버복지·복지상담학전공 4학년 이상진(64·여) 씨는 "우리 학과에는 만학도로서 공부하는 엄마들이 많아 축제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라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식과도 같은 학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면서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은 추억이 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단과대학은 비단 대학 축제만이 아니라 봉사활동, 체육대회 등 다양한 학과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있다.

이날 주막촌 운영을 통해 나온 수익금도 다음 달 있을 체육대회에서 단체 티셔츠를 맞추는 등 학과 활동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 학생들은 평소에도 동해안 지역 해변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 봉사에도 열심이다.

양흥권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장은 "100세 시대 평생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20대 학생들과 만학도들이 대학 축제를 함께 즐기는 것은 대학의 새로운 모습인 동시에 세대공감의 폭을 넓히는 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대는 성인학습자의 평생학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지원을 받아 성인학습자(만학도) 중심 대학을 신설했다. 또 2023년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 2.0)’에 선정돼 2년간 약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글로컬라이프대학(성인학습자 중심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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