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옆 중학교 두고 7~8㎞ 마을버스 타고 가"
이상일(왼쪽 세번째) 용인시장이 지난 30일 수지구 고기초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열어 통학 안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용인시 |
[더팩트ㅣ용인=유명식 기자] "아이들이 판교로 학교갈 수 있게 해 주세요."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이상일 용인시장에게 성남에 있는 중학교로 자녀들이 진학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하루 15㎞ 이상을 왕복해야 하는 등 통학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에서다.
31일 용인시에 따르면 이상일 용인시장은 수지구 고기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을 만났다.
올해 초 고기초가 건의한 등하굣길 통학환경 개선사업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고기초는 정문 앞 좌측 보도에 있는 가로등이 학생 통학에 방해가 된다며 가로등 이설을 시에 요청했다. 정문 앞 낡은 자전거거치대 철거와 서부경찰서 방범초소도 옮겨달라고 했다.
시는 학교 측의 요청을 모두 수용, 지난 6월 가로등과 방범초소부터 이전했다. 조만간 자전거 거치대를 철거한 뒤에는 이 일대 보도블록과 차량 회차로 등을 새롭게 재정비할 예정이다.
정문과 후문 인근 도로에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보행 신호의 시간을 알아서 늘려주는 ‘스마트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현장을 점검한 뒤 학부모들을 만나 이런 내용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가 학생 통학 안전, 학교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위해 학교·학부모와 소통하면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최선을 다해 취해 왔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모인 학부모들은 용인시의 노력에 고마워하면서도 중·고교 통학환경에 대한 애로사항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고기초 아이들이 중·고교를 수지로 진하는데, 마을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불편이 크다는 것이었다.
고기초에서 수지에 있는 손곡중과 용인한빛중, 수지중 등과의 거리는 무려 7~8㎞에 달해 아이들은 걸어서 통학할 수 없다. 배차 간격에 맞춰 마을버스를 타더라도 40분 이상 걸린다는 게 학부모들의 하소연이다.
고작 1.5㎞ 떨어진 성남 판교 대장중이 있으나 용인 학군인 고기초 학생은 학군 장벽에 막혀 갈 수가 없다.
민정아 고기초 학부모회장은 "버스 노선 신설, 마을버스 배차 간격 축소, 통학 순환버스 운영 등을 고려해 주시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판교와 공동학군 지정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동학군은 시·군 경계지역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고기초는 판교 대장학군과 공동학군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대장학군 역시 과밀학급이 많아 성남교육지원청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진 용인시 교육특별보좌관은 "올해는 이미 학생 배치가 끝났기 때문에 2026학년도 학교 증축 상황을 살핀 다음 우리 아이들의 일부라도 수용할 수 있는지 협의를 해볼 순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병관 대중교통과장은 "고기동 주민과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길어 불편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내년에는 배차간격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민원을 접한 이상일 시장은 "내년에 운수종사자들을 최선을 다해서 확보하고, 그걸 통해 마을버스 배차간격을 줄이는 것을 꼭 실현할 수 있도록 담당부서가 각별히 챙겨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