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사과·피해자 지원·유해 발굴
인권의학연구소, 선감학원 상처 치유한 노력 인정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활짝 웃는 아이들의 단체사진, 국가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자행했던 선감학원이었다"고 밝혔다./김동연 SNS |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모든 것은 사진 한 장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활짝 웃는 아이들의 단체사진, 국가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자행했던 선감학원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오랜 공직생활에도 그곳을 몰랐다는 것이, 심지어 정부가 저지른 폭력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함세웅 신부님, 이석태 변호사님,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장님께 'UN 국제 고문피해자의 날' 기념 감사패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저는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선감학원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지원은 국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마땅한 책임을 다하는 모범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지사는 경기도청에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지원, 공식사과 등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장은 "국가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경기도의 지원을 보면서 큰 울림을 받고, 우리 사회에 정의가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경기도가 선감학원 피해자에게 공적인 지원 시스템의 길을 열고 실행하는 것은 수많은 국가폭력 피해자에게 큰 위로가 되고 우리 사회에 피해자 치유 지원에 정도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감사패 수여 이유를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지원, 공식사과 등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했다며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경기도 |
자리를 함께 한 함세웅 신부는 "사제인 저희들보다 공적인 일을 늘 앞세운 (김동연 지사의) 삶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공적기관의 대표자가 그 사실(선감학원)을 밝혀내고, 가족들과 당사자를 위해 도와준 내용은 아름다운 이 시대의 본보기다. 김동연 지사님 같은 분들이 우리 시대를 아름답게 밝혀주는 등불 길잡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감학원 사건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된 선감학원에서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700여 명의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을 당한 피해자 대부분은 어린 소년들이었다.
김 지사는 2022년 10월 과거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와 명예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공식사과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위로금과 매월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의료실비 지원과 함께 정신적 트라우마도 치유할 수 있도록 피해자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특히 도는 지난 8일 개토행사를 가졌고 9월부터 본격적인 유해 발굴에 착수한다. 앞서 2022년 10월 진실화해위원회는 사건의 근본 책임 주체를 국가라고 명시하고 국가 주도로 유해 발굴을 하고 경기도는 행정 지원을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별다른 입장이나 유해 발굴 노력이 없자 김동연 지사는 지난 2월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희생자 공동묘역 유해발굴 사업'을 전격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도는 해당 공동묘역 유해 발굴이 완료되는 오는 12월부터 시굴 유해를 포함한 전체 발굴 유해에 대해 인류학적 조사, 유전자 감식, 화장, 봉안 등의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