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야간에 도로 한가운데에 서 있다 교통사고로 숨진 50대 남성 사건과 관련, 법원이 운전자들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2-1형사항소부(김정도· 손대식·남근욱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64) 씨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B(43·태국) 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 9일 오전 1시 23분쯤 경북 칠곡군의 한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제한속도 18㎞를 초과한 채로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도로 중앙에 서 있는 C(50대) 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고 후 A 씨는 차량을 정차 후 신고를 하고 있었다.
같은 날 오전 1시 25분쯤 B 씨는 교통사고로 쓰러져 있는 C 씨를 피하지 못한 채 자신이 몰던 승합차로 친 혐의를 받는다. 사고 후 B 씨는 자신이 4년 넘게 불법 체류하고 있는 사실과 무면허인 사실을 들킬 것을 우려해 구호 조치 없이 도주했다.
이날 사고로 C 씨는 다발성 손상으로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했지만 1차 사고와 2차 사고 중 어떤 사고로 인해 숨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또 사건 당일 시간대의 전방 시야는 흐린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B 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어두운 새벽 시간에 도로 한가운데 서 있었던 C 씨의 과실도 있고, C 씨를 발견했더라도 회피 가능성이 불분명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운전자들에게 온전히 전과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B 씨의 경우 불법 체류 기간이 길고 사고 후 도주하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유족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지만 어느 사고로 사망했는지 불분명하고 보험료가 지급되는 등 1심 형이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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