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광복절도 둘로 쪼개져…광복 79주년, 도대체 무슨 일 일어나고 있나"
"일제 미화 기관장 임명 정부 너무도 개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복 79주년, 뜻깊은 날이다. 대한독립을 다 함께 기뻐해야 할 경축일이지만, 사회는 분열되고 급기야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 정부의 현실 인식은 여전히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밝혔다./경기 |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5일 "정부의 현실 인식은 여전히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복 79주년, 뜻깊은 날이다. 대한독립을 다 함께 기뻐해야 할 경축일이지만, 사회는 분열되고 급기야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며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반쪽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더 큰 역사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왜곡된 역사 인식, 분열과 갈등으로 어떻게 이뤄낼 수 있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한반도 자유 통일을 위한 도전이 담긴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며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 △창의와 혁신으로 도약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의 3대 통일 비전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안의 자유를 굳건히 지켜야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주도하는 통일 추진 세력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자유인이 되고 우리의 자유가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배려, 질서와 규범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고맙게도 경기도의 광복절은 많은 광복회원들께서 함께 해주셨다. 화성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을 재연한 특별공연으로 더욱 뜻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지사는 "국민 통합만이 나라가 살길이다. 갈등과 분열을 끝내고 온 국민이 화합하는 대한민국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경기도가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는 이날 오전 수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경축식에는 김 지사와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도내 보훈단체장과 독립유공자 유족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이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나라가 둘로 쪼개질 듯이 정치권과 우리 사회가 분열되는가 했더니 급기야는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 오늘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는 광복회가 불참을 선포했다. 1965년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예정대로라면 오늘 진행되었어야 할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도 돌연 취소됐다. 개관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또 "이종찬 광복회 회장님께서는 '일본 우익과 내통해 전전(戰前) 일본과 같이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하면서 오늘 정부 주최 경축식에 불참하신다고 하셨다"며 "대단히 엄중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광복 79주년, 도대체 대한민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까지, 납득할 수 없는 정부의 역사관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손기정이 올림픽 나갈 때, 우리 국적으로 나갔냐'면서 당당하게 '일제시기 우리나라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며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주변국의 역사 왜곡 시도에 대응해야 할 '국가 3대 역사기관'도 한쪽으로 기울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제의 식량 수탈을 '양곡 수출'로 미화하는 사람이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임명됐다. '일본이 사죄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젊은 세대에 강요해선 안 된다'는 사람이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이 국사편찬위원장에 임명됐다"며 "어제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에서 '뉴라이트는 잘못된 것이 아니며 대한민국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다'고 까지 말했다. 대한민국의 주요 기관장들의 역사 인식 그리고 이와 같은 기관장들을 임명하는 정부가 너무도 개탄스럽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저는 어제(14일) 도청에서 도청직원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을 관람했다. 일본 정부의 날조된 선동과 무자비한 학살로 무려 6661명의 조선인이 희생당한 반인륜적 범죄이다"며 "영화를 보는 내내 부끄러웠다. 우리 정부가 그런 것에 대해서 진상규명과 일본의 사죄와 보상에 대한 주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김 지사는 "간토대학살이 일어난 지 1년 되는 1924년 일제강점기에서도 최초로 1주기 추모제 행사를 열었던 곳이 경기도였다. 다시 그 뜻을 이어서 온전한 진실 규명과 일본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광복절 행사는 '기억-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기념공연, 국민의례, 기념사, 독립유공자 포상, 경축사,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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