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식 행사 취소'…김동연 "작금 상황 직시 ‘1923 간토대학살’ 상영 결정"
입력: 2024.08.13 17:46 / 수정: 2024.08.13 17:46

"광복절 되찾으려는 노력의 하나…대학살 알고도 침묵하는 것이 친일"
14일 오후 3시 도청 1층 대강당서 상영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하는 독립운동단체들이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을 밝힌 12일 오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서울 용산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하는 독립운동단체들이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을 밝힌 12일 오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서울 용산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경기도는 국권회복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오는 14일 도청 1층 대강당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을 상영한다고 밝혔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13일 "현 정부에서 홍범도 장군의 육사 흉상 철거 논란, 강제징용 3자 변제안과 굴욕적인 사도광산 외교 참사가 있었으나 간토대학살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없었다"며 "설상가상으로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인해 광복절 행사마저 두 쪽이 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독립기념관은 12일 독립운동가 후손과 참가를 희망한 100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기로 했던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취소했다. 경축식 행사는 역사관 논란을 빚은 신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이 영화는 간토(關東)백년의 침묵을 깨우고 피탈되었던 나라를 되찾는 광복의 의미를 되살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23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직후의 혼란과 공포 속에 일본 정부는 조선인 대학살을 자행했다. 차별과 편견이,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거짓 정보와 맞물리면 어떻게 광기(狂氣)어린 폭력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제노사이드로 번져갈 수 있는지 보여준 대참사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간토대학살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현재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 세기를 넘은 일본 정부의 부정 속에 100년이 넘도록 침묵해 온 진실을 깨우고 밝히려는 몸부림이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이다.

배우 김의성 씨가 나레이터를 맡은 영화에서는 간토대지진 후 중국에서 급파된 영국 함대 호킨스 기함의 조지 로스 장교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간토 학살 사진이 최초 공개된다.

관람을 희망하는 도청 직원 누구나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는 14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상영되며, 5시부터 약 30분 정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진다. ‘1923 간토대학살’은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시사회를 했을 정도로 일본에서도 주목을 받은 영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작금의 상황을 직시하며, 의미 있는 광복절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하나로 ‘1923 간토대학살’의 경기도청 상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를 팔아치운 것이 매국, 둘로 쪼개는 것이 밀정, 대학살을 알고도 침묵하는 것이 친일"이라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정부는 엄중하게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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