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관급자재 수의계약 다른 지역 몰아줘…지역경제 '뒷전'
입력: 2024.08.13 11:29 / 수정: 2024.08.13 11:48

서울·경기·부산·광주·전북 등 총 924억 쏠려
업체 단일 건으로 최고 39억 체결 '특혜시비'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윤병태 전남 나주시장 측근 인사들이 관급자재 계약 등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2년 사이 나주시 관급자재 계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 업체로 쏠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관급자재 수의계약 단일 건으로 최고액 39억 원을 수주한 전북지역 업체(펌프)가 있는가 하면, 광주시 한 업체(쓰레기수거용트럭, 차량용운행기록계 등)에서 총 36억 원에 달하는 조달구입을 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로 특혜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나주시가 윤 시장 취임 이후인 2022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16일까지 2년간 924억 원에 달하는 관급자재 구매계약을 서울과 경기, 부산, 광주, 전북지역 등의 업체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은 '나주시 관급자재 계약현황' 자료를 보면 △광주 252억 원(1911건) △나주시를 제외한 전남 201억 원(1852건) △경기 105억 원(1415건) △전북 100억 원(347건) △서울 65억 원(899건) △부산 49억 원(178건) △인천 44억 원(218건)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또 지역별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도 드러났다.

전북 군산시 소재 업체와 총 58억 원 관급자재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A 업체(펌프)가 단일 건으로 39억 원을 수주하고, 정읍시 경우는 총 8억 원 중 B 업체(압력용경질폴리염화비닐관)가 7억 원을 수의계약 체결했다. 익산시는 총 28억 원 중 C 업체(보안용카메라 등)가 14억 원을, D 업체(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장치)가 10억 원 가량을 수주했다.

광주 광산구는 E 업체(쓰레기수거용트럭, 차량용운행기록계)에서 총 36억 원에 달하는 조달 구입을 하고, F 업체(냉난방공조공사, 공기순환기)와는 7억 4000만 원 가량을 수의계약 체결했다.

부산 사하구 소재 업체와는 총 33억 원에 달하는 관급자재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중 G 업체(철근콘크리트용봉강)가 30억 원을 독점 계약했으며, 해운대구는 총 8억 원 중 H 업체(특수지붕제)가 8억 원 전액을 수주했다.

인천 동구는 총 24억 원 가운데 I 업체(철근콘크리트용봉강)가 24억 원을, 연수구는 총 9억 원 중 J 업체(LED투광등기구)가 9억 원을 각각 전액 수주했다.

서울 중구 소재 업체와도 총 16억 원 중 K 업체(철근콘크리트용봉강)가 15억 원을, 구로구는 총 15억 원에서 L 업체(빌딩자동제어)가 13억 원을 전액 수의계약 체결했다.

경남도 김해시는 총 17억 중 M 업체(제진기)가 16억 원을, 창원시는 총 13억 원 중 N 업체(체육시설탄성포장재)가 8억 원을 각각 수주했다.

경기도 김포 소재 업체와는 총 18억 원에서 O 업체(배수펌프)가 14억 원을 수주했고, 수원시의 경우는 총 26억 가운데 P 업체(반응단계 판단 및 조절장치)가 8억 원, 화성시는 총 12억 중 Q 업체가 9억 원을 각각 수의계약을 맺었다.

충북도 영동군의 경우는 4억 원을 R 업체(수도용덕타일주철관)와, 제천시는 총 8억 원을 S 업체(금속제패널)와 각각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충남도 논산시도 총 11억 원 중 T 업체(폴리우레탄기포단열재)와 10억 원 가량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지역에서는 담양군 U 업체(철근콘크리트벤치플롬관)가 13억 원을, 신안군은 총 8억 원을 수주했는데 V 업체(목재텍)가 8억 원을 독점 계약했다.

나주시가 윤 시장 취임 이후 공사·용역·물품 등 330억 원의 수의계약을 다른 지역 업체에 맡기면서 관내 업체들이 반발을 산 데 이어 관급자재 구매도 외지업체에 몰아주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의 나주지역 업체 관계자는 "윤 시장 측근 인사들이 관급자재 계약 등에 개입한 뒤 페이백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그렇다면 특정 지역과 특정 업체에 관급자재 수의계약이 쏠린 이유도 뻔하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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