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음식점 등 사용 많아 취지 어긋나"
민주당 시의원 "올패스·청년기본소득 병행...지원 늘려야"
신상진 성남시장./성남시 |
[더팩트ㅣ성남=유명식 기자] 경기 성남시의 청년 정책인 ‘올패스(ALL-Pass)’ 참여율이 20% 대에 그치는 등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패스는 국민의힘 소속인 신상진 성남시장이 취임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시장일 당시 시행했던 청년기본소득을 폐지하고 도입한 청년정책이다.
13일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비 집행률이 11%에 그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지난 6월까지 올패스를 신청, 수혜를 본 청년은 사업 대상의 24.3%에 불과했다.
지난 1~6월 올패스 사업에는 시가 추산한 대상자 7200여 명 가운데 2000여 명이 신청해 1750명이 지원을 받았다.
올패스는 성남시에 1년 이상 거주한 19~34세 미취업 청년에게 생애 한 차례 최대 100만 원의 어학·자격증 시험 응시료와 학원 수강료 등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100억 5000만 원을 편성, 올패스를 추진했으나 쓰인 돈은 10억7037만여 원(2501명) 뿐이었다.
전체 예산의 90%에 달하는 90억 원가량을 불용 처리한 것이다.
시는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모아 한 번만 신청하도록 사업을 설계해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보고, 올해부터는 한도 내에서 여러 차례 나눠 신청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예산도 60% 이상을 줄여 37억 5000만 원만 담았으나 청년들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올패스는 신 시장이 취임한 뒤 ‘이재명표’ 청년기본소득을 없애고 시행한 청년정책이다.
성남시는 지난해 올패스를 도입하면서 24세 청년에게 분기별로 25만원씩,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던 청년기본소득 관련 조례를 폐지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발로 지난 연말 ‘준예산 사태’까지 겪었고, ‘이재명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을 감수했다.
청년기본소득 사업비 100억여 원 가운데 70%에 달하던 도비 보조금 70억 원도 올해부터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올패스 성적이 저조하면서 결과적으로 성남시의 청년 지원 규모가 전임 시장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모양새다.
성남시의회 이준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최근 대표연설을 통해 "도내 31개 시군 중 유일하게 성남시만 청년기본소득을 폐지해 성남시 청년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기본소득 대신 시행한 올패스 사업은 실적이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신상진 집행부의 무능한 탁상행정으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절망스러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며 "청년기본소득과 올패스 사업을 병행한다면 청년들이 더욱 촘촘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청년기본소득은 수강료 등 청년취업 준비자금으로 쓰이지 않고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분석돼 효과성 측면에서 의문이 있었다"며 "특정 연령만 지원하는 것도 역차별 우려가 있어 수혜의 폭을 넓히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세와 주거비 대출이자 지원 등 다른 시책도 도입하고, 전체 연령의 청년들에게 고루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수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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