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 열고 '문제없다' 결론
대구교육청,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고발 조치
아동학대 이미지. / 픽사베이 |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의 A고등학교 태권도부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학교 측이 이를 무마하려고 한 정황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제보자 B 씨에 따르면 지난 2022년 4월경 대구 A고등학교 태권도부 감독 C 씨는 학생들을 집합시켜 선정적인 춤을 추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학생들에게 따라하도록 시켰다. 당시 코치 D 씨가 이를 제지했으나 막무가내로 학생들에게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학교 측은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이후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학부모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이후 학부모들이 재차 진정을 넣자 대구시교육청은 C 감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검찰에 송치된 이 사건은 형사 재판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학교 측이 아동학대로 형사 재판 중인 사안을 두고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학부모들을 회유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D 코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C 감독이 제가 보기에도 민망하고 수치스러운 영상을 보여줘서 강력히 말렸으나 막무가내였다"며 "사건이 불거지자 그제야 C 감독이 잘못을 인지하고 수습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에서도 자체적으로 덮으려고 했다"면서 "교장이 저한테 학부모들을 모아달라 해서 제가 안 한다고 하자. 자신이 직접 학부모들을 모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E 교장은 "학부모들을 만나 회유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학부모들과는 운동부 운영을 위해 이전에도 매달 만나 왔다"며 "단지 학부모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만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E 교장은 또 "학교라는 곳은 업무처리에 있어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매뉴얼에 의해서 그 과정(성고충심의위원회, 학부모 면담 등)을 거쳐서 했다"며 "지금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결론 내릴 수 없다.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기간제 교사였던 C 감독은 교육청이 자신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자 학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학교는 이를 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