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판 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사옥 공사장…관리감독 손 놨었나
입력: 2024.08.01 11:11 / 수정: 2024.08.01 11:11

외국인 불법고용·위법계약 의심 사례 적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사옥 조감도./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사옥 조감도./경기신용보증재단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부실보증이 급증하면서 경영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1800억 원대 신사옥 공사장에서는 불법이 난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은 수원시 광교신도시 행정타운 내 부지 5000㎡에 연면적 4만 1471.6㎡, 지하 5층~지상 14층 규모의 신청사를 건립 중이다.

사업비만 토지비와 공사비 등을 합해 모두 18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2월 말 현재 공정율은 37%대로 지상 7~8층 골조공사와 지하 3~4층 수직재 골조공사, 환승센터 연결통로 공사 등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신보는 이르면 9월쯤 공사를 마무리하고 신청사에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 현장에서는 외국인 불법고용과 위법계약 의심 사례 등이 적발돼 망신을 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현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얘기다.

경기신보가 도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방문취업비자(H-2)를 지닌 외국인 노동자 132명이 특례고용확인서도 없이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방문취업비자를 가진 외국인이 취업을 하려면 사업주는 고용노동부에 특례고용가능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노동자는 법무부에 관련 신고를 해야 하지만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출퇴근 전자카드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무려 169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전자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는데, 업체 및 근로자의 인식 부재 때문이었다는 게 경기신보의 해명이다.

이 제도는 전자카드 단말기를 통해 노동자의 출·퇴근 등 근로 내역을 기록·관리하는 정책으로 연내 소규모 작업장까지 의무화된다. 법정 퇴직금이 없는 일용 노동자의 퇴직공제부금 신고가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경기신보 신사옥 공사장에서는 건설기계 임대차 불법계약으로 의심되는 사안도 적발됐다.

하도급을 받아 공사에 참여한 A업체가 건설기계대여 미등록 업체인 B사와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돼 감독관청인 수원시는 B사를 건설기계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신보는 경찰 고발 이후 조치 사항 등에 대한 <더팩트>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경기신보는 경기도가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의해 1996년 설립한 비영리 공공법인이다.

사업성과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력이 부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을 지원한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보증을 급격히 늘리면서 2~3년 내 보증 부실액이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경영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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