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예산 들여 현금 기본소득 공약…"유권자 현혹 매표 행위에 불과"
입력: 2024.07.31 18:32 / 수정: 2024.07.31 18:46

영광군수 재·보궐선거 입후보예정자 장현 전 호남대 교수
"내년부터 1인당 연간 85만 원, 2030년 200만 원 지급"


오는 10월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나설 입후보예정자인 장현 전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매년 수백억대 예산이 투입되는 선심성 현금 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영광=문승용 기자
오는 10월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나설 입후보예정자인 장현 전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매년 수백억대 예산이 투입되는 선심성 현금 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영광=문승용 기자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오는 10월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나설 입후보예정자인 장현 전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매년 수백억대 예산이 투입되는 선심성 현금 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다수의 군민과 지역 언론을 비롯한 정치권도 현실성과 동떨어진 황당한 공약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장현 전 호남대학교 교수는 지난 13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우리들의 꿈 살맛나는 영광’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2025년부터 전 군민에게 연 85만 원, 2030년부터 연 200만 원, 월별로 환산하면 16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다"며 ‘전 군민 대상 기본소득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일 장 전 교수는 지역 언론 기고문에서도 "2025년부터 전 군민에게 개인당 연 85만 원, 2030년부터는 연 2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영광군은 재정자립도가 2020년 11.59%, 2021년 11.40%, 2022년 9.47%(통계청/2022년)로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영광군민 5만 3182명(2022년)을 기준으로 개인에게 연 85만 원을 지급할 경우 연간 452억 원이 필요하다.

영광군의 총 세대수는 2만 7549세대인데 △1인 가구 1만 3979세대 △2인 가구 7312세대 △3인 가구 3117세대 △4인 가구 2028세대 △5인 가구 784세대 △6인 가구 227세대 △7인 가구 102세대로 평균 1.89세대이다.

장 전 교수는 기본소득 재원 마련에 대해서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제와 한빛원전의 원전세(지역자원시설세), 지방보조금사업비와 농업보조금분야에서 예산을 절감해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장 전 교수가 기본소득 예산의 재원을 마련할 방법론에 대한 가능성을 살펴보면 ‘현실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먼저 지난 5월30일 산업부와 한전은 호남지역이 계통포화 상태라는 이유로 신규 발전사업을 2032년 1월까지 허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한 이익 공유제 실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분야 한 전문가는 "산업부와 한전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전기위원회는 대규모 발전사업은 신규 허가를 이미 중단했다"며 "재생에너지 공유제 실현에 앞서 전문가의 자문만 구했더라도 2030년 군민 1인당 200만 원 연금 지급에 대한 제시는 꺼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광군 일부 공무원들도 보조금사업비 등의 예산을 삭감하고 타 예산으로 전용한다는 것은 행정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과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농업보조금의 경우 농민단체나 농민들의 이해가 걸린 중대한 예산이며 하루아침에 관련 예산을 삭감해 기본소득 정책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지방행정과 지방정치를 전혀 모르는 발상이다"고 말했다.

전 군민 기본소득 및 연금 지급을 위한 법적 근거인 군 조례 제정도 상당한 충돌이 예상되고 예산 확보도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영광군 관계자는 "내년부터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군수 당선 직후 조례 제정에 나서야 하고 2025년 각 읍·면별, 분야별 현안사업에 따른 세부내용이 포함된 내년 예산 편성의 기본안을 전남도 등과 협의한 상태인데 이를 전면 수정해 재편성하고 예산 전용 조례까지 제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군민 A 씨는 "유권자를 현혹해 매표 행위에 불과한 황당한 발상으로 보여진다"며 "장현 전 교수의 공약이 실현 가능하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장 전 교수는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 마지막 단계라고 하는데 모두에게 똑같은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고 그 비용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고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기 때문에 최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공기나 햇빛, 바람 즉 풍력, 태양광과 원자력 등은 사회적 공공재로서 모두의 것이며 똑같이 나누자는 것이다"며 "하루아침에 표를 얻기 위해서 50만 원 주니 70만 원 주니 이런 이야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안군에서 2030년부터 모든 군민에게 월 50만 원, 연간 600만 원 에너지 이익 공유를 실현하겠다고 발표를 했다"며 "신안군 사례를 연구하면서 영광에서도 시행할 수 있겠는가를 검토해오면서 이제는 해야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산업부와 한전의 재생에너지 허가 불허 방침과 관련해서 장 전 교수는 "정권이 바뀌는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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