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베트남에 사무실 차리고 도박사이트 운영…13명 구속
해외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피의자 송환 장면 /경기남부경찰청 |
[더팩트|수원=김원태 기자] 베트남, 필리핀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2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들 2개 국에서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A, B 도박사이트 조직 총책 및 운영자 등 29명을 검거하고 이 중 13명을 범죄단체 조직, 도박장소 개설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B사이트 운영자들은 범행 과정에서 범죄단체조직을 결성해 조직원별로 총책, 관리자, 팀장, 팀원 순으로 지위와 역할을 정하고 행동강령까지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분 관계에 있던 관리자급 조직원 8명은 경찰수사 대비 차원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자 '합의각서'를 작성하기까지 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베트남 공안이 '하노이 외곽의 고급 주택단지에 한국인 남자들이 드나드는데, 유독 전기료가 많이 나와 수상하다'는 현지 첩보를 자체적으로 입수해 현장을 단속한 뒤 관련 내용을 경찰청(국제협력관실)에 공유하면서 공조수사가 개시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경기남부청을 비롯해 현지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 및 현지 공안과 실시간 소통하며 공조 역량을 결집했고, 경기남부청은 150억원 상당의 도금 장부 및 현장 사진 등 수사 자료 확보를 통해 현지에서 단속된 피의자 전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었다.
특히 피의자 송환도 국내 처음으로 베트남 공안과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 검거된 피의자들과 국내 피의자들의 공모 및 증거인멸을 방지하기 위해 다수인 피의자와 단속 시 확보한 다량의 증거물(PC, 휴대전화 등)을 일시에 인수하기 위해 합동 송환을 추진했다.
합동 송환은 한-베 양국 경찰이 각각 같은 시간대 운항하는 자국 항공편을 이용해 피의자와 증거물을 국내로 이송한 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재집결하여 국내 수사팀에 인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기남부청은 피의자 송환과 동시에 이들의 진술 및 증거물 분석 등을 통해 자본 투자자 겸 관리책이었던 상부 조직원 3명, 국내 운영팀 및 홍보팀 조직원 9명 등 총 12명을 2주에 걸쳐 추가로 검거하는 등 운영자 전원을 일망타진했다.
경찰은 또 A사이트 운영자들의 개인계좌와 이들이 사용한 차명계좌의 거래내역을 분석해 약 7년간 개인별 한 달 기준 500만~2000만 원의 범죄수익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 총 121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추징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및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에 대하여 상시 감시, 대응하고 있으며, 엄중한 수사로 운영자의 처벌과 사이트 차단을 물론 범죄수익 환수까지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