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로 모든게 무너져"…피해 호소 '봇물'
티몬과 위메프의 지급불능 사태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피해자들이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티몬·위메프 사태로 정산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셀러(판매자)들의 피해가 봇물터지듯 나오고 있다.
29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동구)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이틀만에 60개 업체가 피해를 호소했고 피해액은 83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세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A업체 대표는 "급여와 은행이자를 못 내서 14년 동안 키워왔던 제 인생과 직원(40명)들의 꿈이 티메프 사태로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며 "제 목숨을 드릴 수 있으니 회사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는데 그가 밝힌 미정산 피해액은 약 20억 원이다.
B업체 대표는 "오늘 보험 대출로 부가세며 카드 대금을 막았는데 당장 1일부터 줄줄이 있는 대출이자며, 카드 대금, 직원월급을 다 못 주게 생겼다"며 "진짜 다음 주까지가 마지노선이라 막막하다. 눈물만 난다"고 하소연했다.
티메프는 셀러들에게 판매 후 다다음 달 10일에 셀러들에게 정산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 미정산 규모가 훨씬 커졌다.
소비자가 결제한 후 50~70일이 지나야 셀러들이 입금을 받는 방식으로, 시중 타 쇼핑몰에 비해 훨씬 긴 편으로 대부분 셀러들이 미정산금을 담보로 은행의 단기 대출을 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출을 갚지 못하면 바로 부도를 맞을 상황인 업체가 다수로 셀러들의 부도로 납품업체들까지 연쇄적 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장 의원의 설명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티몬과 위메프에서 쿠폰발행 등으로 급격히 매출을 올려 미정산 금액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쿠폰은 최대 35%까지 붙어 공장매입가 이하까지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다고 한다.
업체들은 "쿠폰을 붙여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5월부터 갑자기 매우 높은 할인율을 쿠폰을 붙여서 고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 "5월부터 큐텐 상장을 목표한다며 실적을 압박했다", "환금성 상품인 순금 제품들까지 갑자기 쿠폰을 붙이더니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제보했다. 이들 업체들은 급격히 매출이 늘어난 5월부터의 판매액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책임론도 제기됐다. 축산가공 F업체는 "5월 이전에는 판매 주력채널이 아니었는데 ‘판판대로’ 지원사업에서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지원금을 미끼로 5월부터 위메프·티몬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게 됐다"면서 "어느 정도 공공기관의 책임도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
위 업체들은 △중진공 등 피해 금액 무이자 혹은 저리 대출지원책 마련 △선정산 받은 업체 신용 불이익 대책 마련 △정상화 전 티몬 회생 절차 개시 금지 등을 요청하며 국회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과 함께 법제도 마련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장철민 의원은 "현재 정부가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하지만 현장의 긴급함에 비해 대응이 너무 늦다"며 "업체들의 연쇄 부도를 막을 수 있는 긴급자금이 지체없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장 의원은 피해업체들에 "30일 열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중기부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장철민 의원은 피해 기업의 목소리가 정부에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오는 8월 6일 국회에서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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