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건립된 흰돌실버타운 1개소 전부
부산 마린시티 노인복지주택 등 건립 중
부산시청 전경. /부산시 |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산이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장 먼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주거 공간의 부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6월 28일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에서 이상호 연구위원이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부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0%로 8개 특별시·광역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1955년~1963년 사이에 출생한 72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우리나라는 시니어 중심 사회의 전환이 시작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853만 명으로 인구의 16.%를 차지하고 있어 이미 고령사회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2025년이 되면 노인 인구비율이 20.3%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사회,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도 국가적 과제로 다루고 있다. 이 중 고령 인구의 주거 공간 부족에 대한 문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12월 현재 전국의 노인복지주택은 35개소에 입소정원은 7684명이다. 이 중 서울·경기 지역에만 25개소에 5695명(74%)이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8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감안하면 시니어주택은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의 경우 사정은 더 열악하다. 2000년에 건립된 흰돌실버타운 1개소(293명 입주 시설)가 전부인데, 부산의 고령인구 62만 명을 감안할 때 부산 지역 시니어주택 건립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 역시 고령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거 시설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령화 사회 전환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 관련 설립·운영 규제 등 규제를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게 골자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 실버스테이(민간임대),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등 노인 주거 공간을 포괄하는 말로 법상 개념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시니어 레지던스가 최근 부산 해운대구와 같은 '신도심'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해운대구 우1·2·3동에는 마린시티로 대표되는 초고층빌딩과 벡스코, 세계적인 규모의 백화점 등이 몰려 있어 땅값과 임대료가 젊은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주거지를 둔 사람의 연령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한 부지에 노인복지주택이 건립 중인데, 마린시티에 경제적 여력이 있는 은퇴한 액티브시니어들이 입주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의 한 주민은 "마린시티에 경제적 여력이 있는 노인들이 입주할 레지던스형 실버타운이 건립되면 수도권을 비롯한 울산, 경남 지역 거주 전문인력을 해운대에 유입하는 효과와 구매력 높은 소비계층이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15분 도시 생활권을 중심으로 노인이 생활하는 권역별 사정에 맞게 다양한 정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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