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효과 분석 결과
박승원 시장 "시민 건강 위한 지원 아끼지 않을 것"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에서 교육 받는 광명시민들 모습./광명시 |
[더팩트|광명=김동선 기자] 경기 광명시민의 고혈압·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입원 발생률이 타지역보다 2~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광명시에 따르면 광명시민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입원 발생률은 5.72%로 타지역 14.21%에 비해 3배 가까이 낮았다. 또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입원 발생률도 8.16%로 타지역보다 2배 이상 낮았다.
이는 국내 연구진이 지난 2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한 '경기도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효과 분석'에서 밝힌 것이다.
플로스 원 홈페이지./인테넷 갈무리 |
합병증 발생 위험도 광명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에 등록된 유지군의 경우 타지역보다 1.9~2.25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 합병증 발생 위험도 1.53~2.0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혈압과 혈당에 관한 광명시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2023년 시가 질병관리청과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실시한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광명시의 혈압 수치 인지율은 85.1%(전국 평균 62.8%), 혈당 수치 인지율 68.7%(전국 평균 30.6%)로 전국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만성질환인 고혈압·당뇨병의 관리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성과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이런 결과에 대해 지난 2009년 전국 최초로 개소해 운영해 온 광명시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센터의 운영 성과를 꼽았다.
센터는 지난 14년간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을 추진하며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록관리 및 상담 서비스, 환자 조기 발견 및 등록자 교육 제공을 통해 고혈압·당뇨병 치료 지속률을 높여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고혈압·당뇨병 등록자 관리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에서 교육 받는 광명시민들 모습./광명시 |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등록된 환자에게 진료 일정 안내 서비스 및 장기 미치료자 모니터링 등을 통해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방지한다.
매달 등록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진료 일정을 안내하며 30일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내원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환자들은 관리받고 있다는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며 의료기관과의 유대감을 강화해 고혈압·당뇨병에 중요한 지속적인 치료에 도움을 준다.
하안동에 거주하는 당뇨환자 A 씨는 "당뇨를 앓은 지 7년이나 됐고 평소 음식 조절이 안 돼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며 "센터에 등록하고 자조 모임에 나가고 교육받으면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7 이내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 진료비 및 약제비 지원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진료비 및 약제비 지원을 통해 병원 내원율을 높이고 있다. 등록 필수 대상인 만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진료비 1500원(월/인당), 약제비 2000원(월/질병당) 등 총 3500원을 매달 지원한다.
진료비 및 약제비 지원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환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고혈압·당뇨병의 특성상 소액의 지원에도 치료에 대한 심적 부담을 한결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부담이 경감되어 질환을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가관리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센터는 △자가관리 교육(건강요리 교실, 발관리 교육, 단·짠맛 미각테스트 등) △찾아가는 교육(의료기관 근처 공공기관·유관기관) △온라인 교육(고·당e공부방, 우리집 운동교실 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환자가 직접 사용하는 밥그릇을 지참해 평소 식습관을 점검하는 '밥그릇 교육', 환자가 직접 모임의 리더로 활약하며 네트워크 형성 및 생활 정보를 나누는 '건강리더 자조모임' 등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 및 자가관리 능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년째 당뇨병 자조 모임에 참석한다는 B 씨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하면서 다른 사람이 잘하는 것을 배우고, 서로 동기부여가 돼 당 관리가 더 잘되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배우며 관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여 의료기관 확대로 65세 이상 관리 환자 90.1% 등록·관리 가능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에서 교육 받는 광명시민들 모습./광명시 |
올해 4월 30일 기준, 광명시 고·당 등록관리사업 참여 대상 의료기관 300개소(병·의원 169개소, 약국 131개소) 중 70%인 210개소(병·의원 91개소, 약국 118개소)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참여 의료기관이 많아지면서 많은 환자의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4월 30일 기준 만 65세 이상의 고혈압 추정 환자 3만 5478명 중 95%인 3만 3700명이 등록되어 있고, 당뇨병 추정 환자 1만 7384명 중 80.1%인 1만 3928명이 등록되어 있다.
이원영 센터장은 "지역 내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고·당 등록관리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며 "센터의 노력에 지역 의료기관이 협력이 더해져 광명시 고·당 등록 관리사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 관리사업 성과 '탁월' 평가
이 밖에도 센터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한 고혈압·당뇨병 관리 방법 등 안내, 내 혈압·혈당 알기 캠페인 진행, 고혈압·당뇨병 자가관리 교육자료 제공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고혈압 환자의 복약 순응도도 향상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명시 센터에 등록된 고혈압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타지역의 환자들보다 고혈압약을 꾸준히 챙겨 먹는 복약 순응도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광명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에 등록된 고혈압 환자들의 뇌혈관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은 타지역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다.
고혈압·당뇨병 관리사업의 경제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명시의 경우 5년간 33만 명의 노인 환자를 관리할 경우, 사망률 감소로 인한 노동생산성 증가 편익,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신장 질환에 의한 합병증 예방을 통한 입원 진료비 절감 편익 등 200억 원의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성과에 따라 광명시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센터는 질병관리청에서 주관하는 2023년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콘퍼런스에서 '심뇌혈관질관 예방관리사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2024년에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인천광역시가 벤치마킹을 위해 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고혈압·당뇨병 관리와 치료를 개인 치료 중심에서 지역사회 관리 중심으로 변화해 더욱 효과를 높일 방침"이라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vv8300@tf.co.kr